대한축구협회가 새 국가대표 감독 후보로 외국인 감독 영입에 비중을 두면서 과연 후임 감독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보관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13일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새 감독의 조건으로 ▲성인 국가 대표팀을 맡은 경험이 있고 ▲한국 정서를 잘 이해하고 ▲짧은 시간에 선수들을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을 꼽았다.
또 "국내외 감독을 대상으로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인 감독을 좀 더 검토하고 선정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조건에 드는 거스 히딩크 감독(65), 세뇰 귀네슈(59) 감독, 딕 아드보카트(64) 감독이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로 자연스럽게 주목받고 있다.
'명장' 칭호가 아깝지 않은 히딩크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4강에 올려놓았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한국 대표팀을 준결승전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2008년에는 네덜란드의 PSV아인트호벤을 지휘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올랐다. 또 2009년 첼시의 감독 대행을 맡았을 때 팀의 FA컵 승리를 따내는 등 탁월한 지도력을 과시해 '히딩크 매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히딩크 감독은 2010년부터 터키 국가대표팀을 이끌다가 터키가 유로 2012 본선 진출에 실패하자 지난달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그는 터키 대표팀에서 물러나기 전에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 컨설턴트나 자문관 같은 역할을 맡았으면 좋겠다"며 "잠시 쉬고 싶다"고 밝혔다.
히딩크의 다음 행선지로 일부 영국 언론은 첼시행을 점쳤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가 러시아의 FC안지 마하치칼라로 가는 쪽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히딩크가 한국 대표팀을 다시 맡게 된다면 2002년 6월 이후 9년 만에 다시 한국대표팀을 이끌게 된다.
터키 수페르 리그 트라브존스포르의 귀네슈 감독도 황보 위원장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한다. 귀네슈 감독은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이 3·4위전에서 맞붙었던 터키 팀의 사령탑이었다.
터키는 당시 한국을 누르고 월드컵 3위에 올라 사상 최고의 월드컵 성적을 냈다. 귀네슈 감독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K리그 FC서울의 사령탑을 맡아 2008년 준우승했지만 우승을 경험하지는 못했다.
현재 모국인 터키에서 지난해 터키 슈페르 리그 우승팀인 트라브존스포르를 이끌고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을 지낸 아드보카트 러시아 대표팀 감독 역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아드보카트는 독일 월드컵 당시 한국 팀을 16강에 올려놓는 데 실패했지만 굳건한 수비와 다채로운 패스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축구를 한국에 보급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 본선에 진출해 한국행을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