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후 美 유학 이상민이 보는 삼성의 부진
이상민은 오리온스에서 트레이드된 김승현과의 인연을 털어놓았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때 룸메이트였어요. 승현이는 신인이었죠. 겉보기와 달리 정리정돈을 잘했는데….” 당시 이상민과 김승현은 번갈아 포인트 가드를 맡아 한국 농구가 20년 만에 금메달을 따는 데 앞장섰다. 이상민은 필리핀과의 준결승에서 극적인 3점슛으로 결승 티켓을 안겼다. 김승현은 중국과의 결승에서 결정적인 가로채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상민 역시 오랜 허리 부상에 시달렸기에 같은 부위의 디스크로 애를 먹은 김승현과 동병상련의 심정이다. “허리는 쉽게 고치기 힘들어요. 승현이는 3년 공백도 있었고 뭔가 보여주려고 무리하다 보면 더 나빠질 수 있어요. 자기 관리가 중요합니다.”
이상민과 삼성에서 함께 뛰다 최근 모비스에 영입된 테렌스 레더는 “예전 삼성에는 가족 같은 정이 넘쳤다. 요즘은 달라 보인다. 이상민 같은 리더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역시 “팀의 기둥이 되는 선수들이 하나둘 떠났다. 그런 선수들을 보호해 줘야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소속감도 커지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여름 2년간의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계획인 이상민은 “인터넷 속도가 너무 느려 영화 하나 내려받으려면 서너 시간은 걸린다. 한국 농구 보기도 쉽지 않다. 25일 뒤늦게 개막하는 미국프로농구가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