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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고혈압-당뇨로 장기간 앓아…추운 겨울 현장지도로 뇌출혈 가능성도

입력 | 2011-12-19 15:30:00

■사망 원인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7일 중증급성 심근경색과 심장쇼크 합병으로 사망했다고 알려지면서 김정일의 급사 원인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일 동지의 질병과 서거원인에 대한 의학적 결론서’ 제목의 보도를 통해 “겹쌓인 정신·육체적 과로로 17일 야전열차 안에서 중증급성 심근경색이 발생되고 심한 심장성 쇼크가 합병됐다”며 “발병 즉시 모든 구급치료 대책을 세웠으나 17일 오전 8시 30분에 서거했다”고 전했다.

▽사망 원인 심근경색은 어떤 것=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로 인해 서서히 막히게 되면 심장 근육이 괴사돼 발생한다. 혈전이 관상동맥의 흐름을 방해하면 심근경색증(심장발작)이, 다리로 혈액을 운반하는 말초동맥의 혈류를 방해하면 말초동맥질환이 각각 생긴다. 올해 만 68세인 김 위원장은 165cm의 키에 80kg을 상회할 정도로 과체중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당뇨병·고혈압·복부비만 등을 동시에 갖고 있는 ‘대사증후군’도 앓아왔다. 이 경우엔 관상동맥경화로 심장 근육에 피가 공급되지 않는 심근경색증의 위험도 높아진다.

여기 더해 김정일은 70세의 면역이 떨어지는 나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최근엔 자주 현장점점을 하기 위해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과로를 한 것으로 보인다.

한강성심병원 신경과 민양기 교수는 “김정일은 이미 혈관질환이 있던 데다 고령의 나이, 북한의 추운 날씨를 감안해야 한다”며 “최근엔 혈관질환에 좋지 않는 담배를 피웠던 사실과 다시 배가 나온 것이 더욱 급사의 원인이 혈관 쪽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정일의 건강이상설=2007년 5월 독일 베를린 심장연구소 소속 의사 6명이 평양을 방문하면서 꾸준히 심장병에 대한 이상설이 제기돼 왔다. 당시에도 관상동맥이 막힌 심근경색으로 심장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해 10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평양 4·25문화회관 앞 광장에 나타난 김 위원장은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 때와 비교해 다소 활력이 떨어지고 어딘가 불편해 보였고 그의 건강 이상설은 더욱 증폭됐다. 2000년 6·15 정상회담 당시 평양 순안공항에서 활기찬 모습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영접하던 때와는 상당히 달랐기 때문이다.

 특별열차 타고 러시아 방문 북한 조선중앙TV가 올 8월 30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오른쪽)의 러시아 방문을 소개하는 기록영상물을 방영하면서 공개한 김 위원장 특별열차 내부 응접실 모습. 가죽소파와 집무용 책상이 갖춰져 있고 벽에는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스크린이 걸려있다. 동아일보 DB

당시 김 위원장을 직접 대면했던 노 전 대통령 주치의인 송인성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식사하는 자리에서 봤는데 얼굴이 푸석한 데다 걷는 걸음 모양도 정상적이지 않고 힘들어해 병이 깊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일성과 같은 사망원인=김일성 주석도 1994년 심근경색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신경외과 임소향 교수는 “혈관에 동맥경화 등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비만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데 김씨 부자는 이 3가지 모두가 위험수준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