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17일 심근경색 사망… 37년 철권 막내려北 ‘김정은 영도자’ 첫 호칭… 세계 유례없는 3대 세습中도 “김정은 영도하에” 조전… 후계자로 사실상 인정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69)이 ‘강성대국 진입의 해’라고 선언했던 2012년의 문턱에서 사망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처음 ‘영도자’라고 호칭하며 권력 승계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북한은 지구상 현대사에서 전례 없는 ‘3대 세습’을 공식화했다. 김 위원장의 급사로 동북아시아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격랑에 빠져들게 됐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낮 12시 ‘전체 당원들과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에게 고함’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김 위원장이 12월 17일 8시 30분에 현지 지도의 길에서 급병으로 서거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달리는 야전열차 안에서 중증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되고 심한 심장성 쇼크가 합병됐다”며 “발병 즉시 모든 구급치료 대책을 세웠으나 서거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사망은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의 사망으로 권력을 승계한 지 17년 5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이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1974년을 기점으로 보면 37년 만에 북한 권력체제에 대변혁이 생기게 됐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시신을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하고 국가장(國家葬)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애도기간은 29일까지로 정했다. 또 28일 평양에서 영결식을 개최하고, 29일에는 중앙추도대회를 열기로 했다. 외국 조문단은 받지 않기로 했다.
북한 당국은 김정은을 포함해 232명으로 구성된 장의위원회 명단을 발표했다. 장의위원장은 별도로 표기되지 않았지만 김정은의 이름을 제일 먼저 호명함으로써 사실상 위원장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발표문은 “김정은 동지의 영도에 따라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꿔 오늘의 난국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을 ‘영도자’로 호칭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 당·정·군 지도부는 이날 김정은 지도체제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공산당과 전국인민대표대회, 국무원, 중앙군사위 등 4개 기관 명의로 북한에 보낸 조전은 “조선 인민들이 노동당을 중심으로 단결해 김정은 동지의 영도하에 계속 전진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중국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김정은을 김 위원장 후계자로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아울러 중국은 대량 탈북사태 발생에 대비해 인민해방군 2000여 명을 지린(吉林) 성 린장(臨江) 투먼(圖們) 훈춘(琿春) 등 압록강 상류와 두만강 유역에 배치했다고 홍콩과 대만 매체가 19일 보도했다. 정보센터는 특히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