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서 이룰수 없는 꿈이라도 은혜 잊지않기위해 가슴속 간직취업난에 낙심한 청년들에게 강연회 통해 용기 북돋고 싶어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어머니란 존재는 무엇일까. 단순하게는 나의 살과 뼈와 피를 만든 분이다. 그리고 정신과 마음을 만든 분이다. 하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어머니는 나의 존재의 근원이자 따뜻한 보금자리이고 아름다움 그 자체이고 사랑의 현신이다. 결국 어머니는 나 자신이다. 나는 그런 어머니를 늘 모시고 다닌다. 나의 지갑 맨 앞에 어머니가 있다. 늘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나를 바라보지만 현실에서 어머니를 만나지 못한다. 이미 하늘나라로 가셨기 때문이다.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답은 가지각색이다. 이 세상 70억 명에게 각자의 꿈과 소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70억 개의 소원이 있고 사람들은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 밤을 새워 공부하고 열심히 일을 한다. 그런데 그 버킷리스트는 거창한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가족들과의 단란한 여행, 따뜻한 한 끼 식사, 친구들과 수다 떨기, 늙으신 아버지와 목욕탕 가기…. 행복은 위대하고 거창한 것에서 오는 게 아니라 사소한 것에서 온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나의 첫 번째 버킷리스트는 어머니와 함께 세계여행을 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소원은 이룰 수 없다. 내가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어머니는 내 곁에 계시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버킷리스트를 간직하고 있는 이유는 어머니를 향한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가난했던 시절 오직 아들의 성공과 행복을 위해 애쓰셨던 그 은혜를 늘 가슴속에 간직하고 어머니에게 받은 사랑의 일부라도 다른 사람에게 돌려주기 위해서다.
두 번째 버킷리스트는 이 땅의 청춘들에게 꿈을 갖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더 많은 강연회를 통해 청년들에게 꿈과 용기를 가질 것을 나의 사례를 통해 들려주고, 앞으로 이 일을 더 체계적으로 짜임새 있게 진행해 청년 모두가 꿈을 이루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많은 청춘이 버거운 현실에서 꿈이란 말조차 사치스럽게 느낄지 모르지만 꿈조차 꾸지 않으면 그 꿈을 이룰 수 없기에 비록 현실의 무게가 감당하기 힘들 만큼 무거울지라도 기죽지 말고 버킷리스트를 통해 당당히 꿈을 꾸고 하나씩 이루길 바라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장미꽃을 피울 수 없다. 햇빛과 물과 공기가 있어야 꽃이 활짝 피어나듯 나의 따뜻한 배려와 베풂이 있어야 세상은 아름다워진다. 나는 그 베풂의 가치를 어머니를 통해 배웠다.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를 통해 다시 세상에 돌려주고자 하는 것이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내가 많은 사람의 삶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된 것도 어머니의 사랑과 그 사랑에 보답하고자 하는 버킷리스트가 있기에 가능했다.
인도의 독립운동가 자와할랄 네루는 “모든 사람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주는 것이 나의 최대의 소원이다”라고 말했다. 비록 그 소원이 위대하기는 해도 우리 모두가 그런 소원을 이루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단지 꿈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작은 꿈을 이룸으로써 내 인생이 가치 있는 것이 될 때 세상은 그만큼 더 밝아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마리 폰 에브너에셴바흐의 말이 더 가슴에 와 닿는지도 모르겠다.
강창균 미래에셋생명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