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광 김정일이 만든 혁명극 ‘조선의 별’北 “2억5000만명 관람”… 全주민 10번씩?
김정일이 인민예술가 최익규와 함께 제작한 북한 혁명영화 ‘조선의 별’. 1920년대 김일성과 그의 동료들의 항일투쟁을 다룬 영화로 인민배우 김원이 김일성 역을 맡았다. 동아일보DB
체제 선전을 기막히게 잘하는 북한 주장에 따르면 이 영화의 총관객은 2억5000만 명, 2000만 인민이 10회 이상 관람했다는 것이다. 북한에선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세계적인 정치학습의 나라인 북한에서 2000만 인민이 평생토록 하는 김정일 사상 학습과 마찬가지로 혁명영화 관람도 의무다.
감수성이 풍부한 당시 70대 노인이던 김일성과 그의 전우인 국가원로들은 ‘조선의 별’을 보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그것이 김정일을 후계자로 낙점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그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여러 편의 혁명영화는 아버지께 영화로 효도하고 싶어서였고 영화로 인민들의 사상을 계몽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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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경내에 있는 영화문헌청사는 김정일 전용영화관이었다. 수만 개의 외국 영화필름을 그대로 혹은 CD로 보관하고 있다. 영화 제작에 든 비용이나 장소까지 정확히 기록해 영구 보존한다. 할리우드영화는 물론이고 남한에서도 찾기 어려운 필름이 여기에 있다고 보면 된다.
그 많은 외국영화 가운데 김정일 취향에 맞춰 엄선해 그에게 보여주는 것이 관례다. 상영시간은 따로 없고 그가 오면 상영한다. 어떤 날은 혼자, 어떤 날은 측근들과 끝까지 보기도 하고 도중에 가기도 했다. 영화를 본 그가 “잘 봤다”고 하면 그 필름은 특수금고에 따로 보관했다. 아무리 훌륭한 영화라도 그가 “별로다” 하면 즉시 휴지통에 들어갔다.
그가 집무실과 관저에서 봤던 TV는 CNN과 NHK, 남한의 KBS와 MBC 등이다. 뉴스와 다큐멘터리, 사극을 좋아했고 코미디 프로는 단골 메뉴였다. 평일 오후 5시 시작해 오후 11시 종료되는 북한 공영방송인 ‘조선중앙텔레비전’은 그가 전혀 안 본 TV였을 것이다. 방송 시작부터 종료까지 100% 자기를 찬양하고 미화하는 프로그램인데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낯 뜨거워서 어떻게 봤을까. 그것은 인민들 사상교육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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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일 ‘소설 김정일’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