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다이슨 에드벤처홀딩스 CEO
지구촌 곳곳서 기성권력 무릎꿇려
나는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들의 얘기는 암울했다. 70개 국가를 다니면 나라가 잘못돼 가는 모습 70가지를 만난다. 혁명이 일어나는 나라들을 보자. 혁명 뒤 이들 국가에서는 ‘선거’가 치러진다. 문제는 놀랄 만한 후보자가 등장해도 그가 이룰 성과는 빤하다는 것이다. 개인 혹은 소집단이 절대 권력을 쥐게 된다. 정치와 무관한 듯한 사업가들도 실은 정부에 의지하고 있다.
미국과 같은 나라는 선거로 세워진 정부가 시민들을 보호해 왔다. 그러나 이 정부는 최근 들어 새 사업자의 진입을 막고자 공모하는 기업들처럼 하나의 이익집단이 돼가는 것 같다. 정당은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할 뿐 뽑아준 시민에 대해선 방관하고 있다. 가령 세금의 경우 시민들이 바라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쓰이는 대신 정부에 우호적인 기업이 직원을 고용하는 데 쓰이는 식이다.
문제는 돈이 속임수를 쓴다는 것이다. 경제에 실질적인 힘을 행사하는 독재국가가 아니라 기업이 정부에 ‘영향’을 주기 위해 자산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민주국가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많은 정당이 정치적 발언을 하지만 정당도 ‘돈 기계’이기 쉽다. 잇달아 일어나는 시위는 시민들이 잘못된 선택을 인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정부를 무너뜨리는 새로운 도구가 됐다. 그렇지만 정부가 효율적으로 책임 있게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편 또한 요구된다.
나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에 근본적 변화를 추진하려는 초당적 정치단체 ‘아메리칸스 일렉트’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이 단체의 행보는 다른 국가에도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메리칸스 일렉트가 추구하는 목표는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이 아닌 제3의 후보를 내는 것이다. 제3의 후보가 나섰던 적은 종종 있었지만 성공한 적은 없었다. 양당은 미국에서 100년 넘게 군림해 왔다. 시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각 주의 공무원들은 실은 양당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것이다. 아메리칸스 일렉트가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 퍼진 좌절과 분노가 이 단체의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사실이다.
대중 캠페인에 SNS 활용해야
에스더 다이슨 에드벤처홀딩스 CEO
ⓒProject Syndic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