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원단으로 만든 수만달러짜리 잠바…그 옷 입고 인민 고통 알기나 했을까
2000년 6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이 공항에 직접 나와 영접하고 있다. 김정일이 입은 짙은 갈색 잠바가 인민복이다. 동아일보DB
▶ [단독] 金일가 호화생활, 비밀기구 ‘88과’ 있어 가능했다
다음은 필자가 평양에 있을 때 노동당 강연에서 들은 내용이다. “당과 국가 간부들이 김정일 장군님께 ‘일을 좀 쉬면서, 건강도 살피면서 하십시오. 장군님께서 건강하셔야 우리 조국이 융성 번영합니다. 인민의 간절한 염원입니다’라는 건의를 수도 없이 올렸다. 그럴 때마다 그이께서는 ‘내가 쉬면 우리 인민들이 힘듭니다. 나도 수령님의 혁명전사로 단 하루도 쉴 수 없습니다. 하루 3시간 쪽잠을 자며 일을 해도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항상 잠바를 입습니다’라고 하시였다. 이토록 검소하시고 자애로우신 김정일 장군님을 모시고 사는 우리 인민은 참으로 복 받은 사람들로 우리는 이 영광, 이 행복을 늘 가슴에 안고 살아야 한다. 또한 대를 이어 그이께 충성하는 것이 공민의 첫째가는 의무로 간직하여야 한다. 세상이 열백 번 변해도 경애하는 장군님을 따르는 우리의 마음은 절대 변하지 말아야 한다.”
특수 주문한 이탈리아 고급 원단으로 만든, 한 벌에 수만 달러 하는 잠바를 입었던 김정일이 과연 대다수 인민이 멀건 죽으로 연명하며 힘들게 사는 것을 알기나 했을까. 전혀 몰랐을 것이다. 건강에 해로운 것은 굳이 알려하지 않았던 그가 복잡한 것이 싫어 단순하게 살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정장보다 편한 잠바를 입었는지도 모른다. 지금 김정은도 인민복을 입고 있다.
‘소설 김정일’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