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망전날 밤 9시13분 결재” ‘16일 사망설’ 잠재우려는 듯
북한 당국이 23일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에 따라 평양 상점에 해산물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중국중앙(CC)TV가 조선중앙TV를 인용해 24일 전했다. 평양시인민위원회 관리는 조선중앙TV에서 울음이 가득한 목소리로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생의 마지막 날인 12월 16일에는 물고기 품종, 수까지 일일이 가르쳐 주시고…”라고 말했다. 청어와 명태는 김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준비한 것 중 하나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 사망 후 해산물은 평양으로 운송됐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이 22일 정식으로 방출 명령을 내렸다. 공급 소식이 전해진 뒤 평양시민들은 상점 앞에 길게 줄을 섰다. 한 중년 여성은 “온 나라가 어버이 장군님을 잃고 슬픔과 눈물을 못 이기고 있는 이때에 어버이 장군님의 사랑이 어린 물고기를 공급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조선중앙TV 속의 시민과 상점 직원들은 눈물바다 속에서 생선을 주고받았다.
한편 2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16일) 밤이 깊어가는 21시 13분, 바로 그 시각 한 일군은 장군님께서 수표(서명)하신 하나의 문건을 받아 안았다”며 “양력설을 맞이하는 평양시민들에게 청어와 명태를 공급할 데 대한 문제를 료해(파악)하시고 결론을 주신 문건이었다”고 보도했다. 17일 오전 사망 직전까지 일했다는 것을 부각하면서 결재시간을 구체적으로 밝혀 최근 일각에서 나오는 ‘16일 사망설’ 등을 일축하려는 의도가 담긴 듯하다. 신문은 또 김 부위원장이 이틀 뒤인 18일 김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서명한 문건과 똑같은 내용의 문건을 내려 보냈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이 ‘유훈통치’를 한다는 의미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