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 청년회가 2009년 12월 26일 홍도 인근에 피항 온 중국어선들을 촬영한 것. 청년회 측은 “당시 중국 어선 700∼1000척이 홍도로 피항을 왔다”며 “간혹 더 많은 중국 어선이 피항을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밝혔다. 홍도 청년회 제공
28일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주민들에 따르면 중국 어선들이 한 해 평균 10차례 정도 가거도 1구 항구로 피항한다. 중국 어선들은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조업을 하다 기상악화로 피항하는 것이다. 가거도는 주민이 512명에 불과한 국토 최서남단에 자리한 섬이다.
피항한 중국 어선들이 날씨가 좋아져 돌아간 뒤 1구 항구 주변에는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임세균 어촌계장(56)은 “중국 어선들이 기상 악화로 피항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제발 쓰레기 해상 투기만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은 피항한 중국 어선들이 어구 및 고정 닻을 부수거나 밀입국 경로가 되는 경우도 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중국 어선들은 기상악화 상황에서는 한중수색구조협정과 한중어업협정에 따라 가거도 홍도 영산도로 피항할 수 있다. 목포해경은 연간 피항하는 중국 어선이 가거도 1000척, 홍도 500척, 영산도 500척 등 모두 2000척 규모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중국 어선들이 한 해 평균 10번 정도 피항하고 한 번 피항하는 어선 규모도 200∼1000척 수준이라고 밝혔다. 가거도의 한 주민은 “중국 어선의 피항지가 인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해경 파출소나 경비함, 레이더기지에서 정확하게 관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가거도 및 홍도 주민들은 “피항한 중국 어선의 규모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피항지 주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현황 파악 등 관리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