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학자 손동원 교수 여행서
인하대 손동원 교수(오른쪽)가 가족과 함께 유럽 6개국 학습테마여행을 한 경험을 토대로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창조투어’를 제안했다. 다인아트 제공
인하대 손동원 교수(50·경영학과)가 아내, 초등학생 두 자녀와 함께 유럽 6개국을 25일간 돌아본 학습테마여행을 ‘자녀의 창의성을 살리는 창조투어’(도서출판 다인아트)라는 책으로 펴냈다. 겨울방학을 맞아 여행을 ‘길 위의 학교’로 삼으려는 가족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뜻도 담았다.
창조투어는 17∼19세기 유럽 상류층에서 유행했던 문학기행인 ‘그랜드투어’에서 착안해 자녀와 교육적인 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다. 그랜드투어에서는 전문지식을 지닌 가정교사가 명문가 자제와 동반했지만, 창조투어에선 부모가 가정교사를 대신했다. 손 교수의 아내 곽미영 씨(46)는 서양 복식사를 전공한 박사이기 때문에 창조투어에서 문학, 미술 분야의 지식을 전하는 ‘가정교사’ 역할을 했다.
배낭여행객처럼 민박, 유스호스텔 등 중저가 숙소에서 잠을 자고 철도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이 주요 교통수단이었다. 박물관을 제일 많이 찾았고 미술관, 유명 과학자 실험실, 대학, 성당 등이 주 여행 코스였다. 도심에선 걷는 시간이 많아 하루 평균 6∼10km 걸었다. 그래서 샌드위치와 같은 ‘거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때가 많았다.
두 자녀가 여행 당시 쓴 ‘선우 일기’와 ‘준열 일기’는 날짜별로 책에 실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소설 ‘안네의 일기’의 주인공 소녀가 일기를 썼던 ‘안네 프랑크 하우스’와 ‘렘브란트 미술관’을 갔던 날 준열 군(당시 초등학교 3년)은 “안네가 불쌍했다. 1년만 더 살았으면 전쟁(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 살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손 교수 가족은 영국에선 과학자 아이작 뉴턴(1642∼1727)과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1881∼1955)의 과학실험실 등 일반 관광객이 별로 찾지 않는 학습 현장을 누비고 다녔다.
손 교수는 “알고 있는 지식이라도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도록 눈높이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기차를 타고 이동할 때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창조투어 성공 십계명을 제시했다. 부모는 창조투어를 이끄는 가이드로서 여행과정을 자녀와 같이 연구하고, 자녀에게 역할을 부여할 것 등이다. 그는 “바쁜 일상 때문에 책을 내는 데 2년이나 걸렸다”며 “가족여행은 앞으로도 창조투어 형태를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