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알아보는 안목, 신문읽기 통해 키워
김보경 대표
그게 뭐 어려울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못 썼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는 잘 썼다고 칭찬하는 글이 있듯이, 내 눈에는 재미있는데 다른 사람이 읽으면 별로라는 책이 분명히 있다. 개인의 취향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편집자라면 “내 눈에는 그 원고 좋기만 하던데”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독자에게 꼭 필요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책을 만들어야 한다. 첫 번째 단계는 그런 책이 될 수 있는 원고인가를 판단하는 일이다. 이게 쉽지 않다.
좋은 글을 보는 눈을 키우기 위해서는 명작이나 고전을 읽어도 좋지만 신문 읽기가 훨씬 더 효과가 크다. 첫째, 신문에는 ‘낭비하는 글’이 없다. 작은 지면의 기사라도 꼭 들어가야 할 정보가 있어야 하고, 감동도 불러일으켜야 하기 때문이다. 가끔 저 작은 분량에 어떻게 저렇게 꼭 필요한 말을 다 담았는지 신기할 때가 있다. 신문을 오래 읽다 보면 밀도가 높은 글을 알아보는 눈이 생긴다.
아주 오래전부터 편집자들은 신문에서 많은 것을 ‘훔쳐왔다’. 특집기사의 헤드라인에서 책의 제목을 가져온다. 화제의 인물 인터뷰에서 새로운 저자를 발견한다. 실제로 많은 책이 그렇게 탄생한다. 나도 신문기사의 제목을 슬쩍 숨겨뒀다가, 책의 제목으로 써먹었던 적이 있다.
신문 읽기는 책 만드는 이에게 글을 알아보는 안목을 키워줬다. 편집자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혹은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쓰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신문 읽기를 통해 내공을 키우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