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장악 신고… 두 토끼 몰이?
중국의 차기 최고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習近平·사진) 국가부주석이 내년 2월 하순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홍콩 언론이 보도했다.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올해 8월 방중에 대한 답방 형식이지만 내년 가을 대권 장악을 앞두고 중-미 간 긴장을 완화하고 세계에 자신을 알리는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대선 주자들의 비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어 득 될 것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밍(明)보 등 홍콩 언론은 중국의 미국 전문가 등을 인용해 내년 2월 하순에 시 부주석이 미국을 처음으로 공식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29일 전했다.
현재 중-미 양국은 시 부주석의 방미 일정을 잡기 위해 협의 중이며 양국의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2월 하순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 미국 측에서 몇 주 전에 베이징에 와 상의를 했고, 이번 주 중국 측이 미국으로 가 협상을 한다는 얘기다.
양국은 시 부주석의 방미에 거는 기대가 크다. 양국 모두 권력교체기를 맞이해 추가적인 긴장 발생을 원하지 않고 있어 시 부주석의 방미가 양국의 긴장을 완화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 중국 내에서는 최근 미국의 ‘아시아 회군’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개입 등을 경계하면서 대미 감정이 나빠지고 있다. 진찬룽(金燦榮) 런민대 교수는 SCMP 인터뷰에서 “미국 백악관이 가능한 한 빨리 시 부주석의 방문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부주석도 외부세계에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도 주석직에 오르기 전 미국을 방문한 바 있다. 하지만 양국 모두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진 교수는 “미 국무부는 일부 정치인이 반중 감정을 자극해 시 부주석이 공격의 대상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