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사회부 기자
기자가 보기에도 7개월간 조사 과정에서 공동조사단, 특히 미군이 보인 행동은 최종 결과를 믿기 어렵게 만든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6월 공동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레이더 탐사, 지하수, 토양 분석 등 간접적인 조사만 시행했을 뿐 직접 땅을 파는 시굴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굴조사를 요구했지만 미군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시작부터 의혹을 밝히는 데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중간 말이 바뀌기도 했다. 미군은 조사 초기 “2004년 조사 결과 한곳에서만 다이옥신이 나왔다”며 삼성물산환경평가서 등을 공개했다. 하지만 더 많은 구역에서도 오염물질이 검출됐다는 2010년 보고서가 동아일보 2011년 6월 25일자 A1면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물론 고엽제 드럼통을 찾기 위해 캠프 캐럴을 다 파보기는 어렵다. 증언만으로 30여 년 전 사실을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인근 주민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보여줬어야 했다. 기회는 남아 있다. 현재 캠프 캐럴 인근 주민에 대한 건강영향조사가 진행 중이다. 주민의 고엽제 관련 질환 발병률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면 매립 여부를 간접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주민건강조사라도 철저히 진행해 남은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
김윤종 사회부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