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中-러 등 60개국 총대선 ‘글로벌 파워 시프트’민주주의 대공황 한국, 약속 지킬 후보 뽑아야 ‘승천’
새해 올림픽 꿈꾸는 리듬체조 요정 “독자 여러분 용꿈 꾸세요”‘새해엔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2012년 임진년(壬辰年) 용띠 해를 맞아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세종고)가 상큼한 미소와 양팔로 만든 하트(♥)로 동아일보 독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했다. 리본으로 ‘2012년’을 만들어 보인 손연재는 “올 연말에는 선수로서 가장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모든 분께 사랑과 기쁨으로 가득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정명가도(征明假道).’
임진년(壬辰年) 그해, 조선(朝鮮)은 길이었다. 해양세력 왜(倭)가 대륙세력 명(明)을 치러 가는 길. 왜는 그 길을 빌려 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 길에서 일대 전란이 벌어졌다.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둘 사이에 낀 조선의 혼전이었다.
그로부터 60갑자(甲子)가 여섯 번이나 흘러간 1952년. 한반도에서는 미국을 위시한 해양세력과 중국·소련 등 대륙세력이 다시 격돌하고 있었다. 각각 다른 편으로 선 남과 북도 상잔(相殘)을 벌였다. 다시 임진년이었다.
무엇보다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대표주자 격인 미국과 중국·러시아에서 대통령선거 또는 권력교체가 예정돼 있다. 그 결과가 양 세력이 맞붙는 최전선 한반도의 지각에 어떤 용틀임을 일으킬까. 벌써부터 아득해진다.
직접 맞닥뜨려 힘 겨루는 남과 북의 변화는 더욱 코페르니쿠스적이다. 북에선 김정일이 죽고, 사상 초유의 3대 세습이 이루어졌다. 그것도 29세 청년에게. 밖에서 보기엔 무난하지만 김정은은 올 임진년 말에도 ‘위대한 영도자’일까.
남쪽도 북쪽 못지않게 마그마가 끓고 있다. 기성 정당정치가 무너져 내리는 ‘민주주의 대공황’을 온 나라가 겪고 있다. ‘가카’부터 판사까지 권위란 권위는 모조리 실종됐다. 절제는 사라졌고, 만인이 ‘내 얘기부터 들어보라’고 외치는 형국이다. 춥다고 물대포를 쏘지 않으면서 원칙은 물대포의 포말처럼 흩어져버렸다.
이 소용돌이 속에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 치러진다. 이번 총선과 대선은 대한민국의 주춧돌을 새로 놓는 ‘정초(定礎) 선거’가 될 것인가. 아니면 포퓰리즘으로 멍든 중남미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미끄럼 선거’가 될까. 전적으로 우리 국민에게 달려 있다.
표를 가진 이는 먼저 그 약속이 건강한지, 실현 가능한지를 살펴야겠다. 또 약속을 잘 지킬 사람인지, 혹은 잘 지켜온 사람인지를 판단하고 심판해야겠다. 그것이 유권자의 권리이자 의무일 것이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유권자가 밝은 눈으로 약속을 살피고, 판단하고, 심판하는 일을 돕고자 한다. 참으로 엄중한 올 임진년을 맞아 독자와 시청자께 드리는 또 하나의 약속이다.
박제균 정치부장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