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는 가수 김완선이 1994년 진출해 선풍을 일으켰다. 김완선은 “어설픈 내 중국어 말투를 흉내 내는 유행이 대만 내에 퍼졌다”고 회고했다. 중국중앙TV(CCTV)가 한국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를 방영해 중국에서 한류가 본격 태동된 시기가 1997년이므로 김완선은 한류의 개척자인 셈이다. 남성 듀오 클론(구준엽 강원래)도 1997년 대만에서 인기를 누렸다. 근육질의 강인한 인상으로 대만에서 ‘연예인은 미남(美男)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2010년 대만 TV들이 내보낸 한국 드라마는 162편에 달했다. 한 달 평균 13편이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120편의 한국 드라마가 방영됐다. 하지만 역풍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9월 우둔이 대만 행정원장은 “대만 TV 프로그램이 진부하고 모두 한국 드라마로 채워져 있다”며 한국 드라마 과잉을 지적했다. 최근 대만 국가통신전파위원회가 한국 드라마 방영을 자제할 것을 방송국에 요청했다는 소식이다. 한 드라마 채널의 경우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는 최소 1시간 이상 한국 드라마 이외의 프로그램을 내보내라고 요구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