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진 뉴욕특파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도 새해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찼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라온 16만1000건의 글을 분석한 결과 70%는 2011년의 회한과 새해 포부를 밝힌 글이었다.
이 조사에서 예년과 다르다면 17%에 이르는 글이 선거와 관련된 내용으로, 게시된 글 중 분야별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점점 정치에 무관심해지고 있는 미국 국민이지만 올해의 선거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는 분명히 알고 있는 듯했다. 한 이용자는 “올해 대통령 선거는 미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적었다. 선거가 역사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미국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한국 프랑스 러시아 등 주요국에서 새 정권을 뽑을 선거가 치러진다.
이제 공은 지구촌의 지도층과 각국 유권자들에게 던져졌다. 독재 및 부조리에 항거하는 민주화 바람과 수십 년간 자본주의 체제에서 누적된 불평등 해소가 변화의 두 축이다.
미 시사주간 타임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달라질 북한의 모습을 전망하면서 ‘안드로포프 재즈’ 신드롬을 인용했다. 1982년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구소련 서기장 사망 후 KGB 출신 유리 안드로포프가 갑자기 후계자로 등장하자 미국 등 서구에서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해했다. 이때 서방 일각에서 “안드로포프가 서구 음악 재즈를 좋아하니까 냉전 해소에 나설 것”이라고 아전인수 격의 해석을 내리면서 오판을 했다. 격동의 해 2012년을 맞는 지구촌 정상들과 유권자들은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두 귀를 쫑긋 세워야 할 것이다. 반 총장이 언급한 ‘세대적인 기회’가 ‘세대의 오판’이 되지 않기 위해선 말이다.
박현진 뉴욕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