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상은 초등생 학부모를 고민에 빠지게 한다. ‘내 아이가 연예인이 되겠다며 학업을 소홀히 하면 어떻게 하나….’ 하지만 똑똑한 요즘 아이들은 꿈과 학업 모두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초등 6학년 딸을 둔 어머니 Y 씨. 딸은 지난해 초 연예인을 꿈꾸는 고교생들의 모습을 담은 TV 드라마 ‘드림하이’를 본 뒤 “나도 아이돌 가수가 되고 싶다”며 댄스학원에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Y 씨는 1년을 고민한 끝에 ‘무조건 반대하기보단 연예인 준비과정을 한번 경험해보도록 하는게 나을것’이라고 생각했다. 거기엔 ‘얼마 가지 않아 환상이 깨질 것’이란 판단도 있었다.
Y 씨는 “이제 겨우 2주밖에 안 지났지만 딸의 모습이 너무나 대견하다”면서 “자신의 꿈을 공감하고 이해해준 게 딸에게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 4학년 J 양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가수를 꿈꿨다. 교회에서 우연히 기타를 배운 게 계기가 됐다. J 양의 어머니 J 씨(38)는 딸의 꿈을 들었을 때 걱정이 앞섰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을 1년 앞둔 시점이라 고민은 더욱 컸다. 하지만 ‘무조건 반대했다가 어린 마음에 상처받지 않을까’란 생각에 드럼, 발레, 댄스까지 딸이 원하는 건 가급적 지원했다.
가수의 꿈을 키운 지 4년여가 지난 지금, J 양은 공부와 멀어졌을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누구보다 밝고 활기차게 학교생활을 한다는 게 J 씨의 설명. 공부와 음악레슨 시간을 철저히 관리해 성적도 매우 높은 편이다.
J 씨는 “지금은 적극적으로 딸의 꿈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중고교에 진학한 이후에도 학업과 가수의 꿈을 병행할 수 있을까 걱정이지만 딸의 모습을 보고 무조건 믿고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