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와는 반대로 교단을 일찍 떠나려는 교사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명예퇴직(명퇴)이 가능한 대상자는 20년 이상 근무 경력에 정년이 1년 이상 남은 교사여서 50대가 주로 해당된다. 올해 초 명퇴를 신청한 교원은 지난해보다 서울 25.6%, 경기 44.7%, 충북 30.2%, 광주 30%가 늘었다. 특히 학생 지도가 상대적으로 힘든 중등 교원의 신청이 급증했다. 경기도에서 중등 교원의 명퇴 신청은 315명으로 작년보다 배(90.9%) 가까이로 늘었다. 퇴직금 예산 부족으로 각 교육청이 명퇴 신청의 절반가량을 반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교총이 지난해 12월 전국 초중고교 교사 201명을 조사했더니 93.5%가 ‘학생인권조례 등 교육환경의 변화’를 명퇴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학생인권조례와 체벌 금지에서 비롯된 교권 추락으로 스트레스와 무력감을 느낀 나머지 학교를 떠난다는 것이다. 나이 든 교사들이 새로운 교과과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교원능력개발평가 도입 등 경쟁 분위기에 밀려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들은 신지식으로 무장하고 학생들과 세대차가 적은 젊은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 들어오길 바라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