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프로축구 K리그 경기모습. 스포츠동아DB
승강제 도입 앞둔 K리그의 2부리그 공포증…그 오해와 진실 사이
J리그 제프UTD 강등 후 지역 마케팅
관중 2배이상 늘어 재도약 발판 계기
도시민구단 “안된다” 공포심 버려야
‘2부 리그 탈락에 대한 공포심을 버려라.’
2012년 K리그 최대 화두는 승강제다. 6일 실무위원회에 이어 곧 이사회가 열려 1부 리그와 2부 리그 팀 숫자가 확정되면 추진에 본격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관건은 2부 리그다. 승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2부 리그가 잘 운영돼야 한다. 물론 프로연맹 차원에서 철저한 준비가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또 하나 바뀌어야 할 게 있다. 대다수 구단들은 2부 리그 강등에 공포심을 갖고 있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승강제가 시작되면 강등 팀은 반드시 생긴다. 이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일본 J리그가 좋은 예다.
J리그 최고 인기구단은 우라와 레즈다. 마케팅 부문에서 늘 벤치마킹 대상이다. 그러나 지역 밀착형 마케팅으로 가장 성공한 구단은 제프 유나이티드 이치하라 지바다.
제프 유나이티드는 J리그 최고 전통을 자랑한다. 1993년 J리그 출범 후 한 번도 2부 리그에 강등되지 않다가 2009년 꼴찌로 떨어졌다. 충격은 컸다. 메인스폰서가 재정지원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구단 창단 후 최대 위기였다.
2부로 내려간 제프 유나이티드는 지역 마케팅에 집중했다. 구단 사무국 내에 홈 타운 추진실을 뒀다. 유명 선수가 은퇴하면 반드시 이 부서에서 2∼3년 근무해야 한다. 지역 행사나 마라톤 대회에 감독,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연고지역 내 198개의 유소년 클럽이 있는데 선수단 무료 클리닉 횟수가 1년에 210일이었다. 모든 유소년 클럽을 한 번 이상 순회했다.
1부 리그보다 상대적으로 경기 수가 적어 여유 있는 시간을 지역 활동에 할애했다. 1부 리그에서 늘 하위권을 맴돌다가 2부 리그에서 상위권을 유지하자 지역민들의 자부심도 커졌다. 효과는 놀라웠다. 1부 리그 시절 평균 6000명이던 관중이 2부 리그에서 1만3000명으로 늘었다.
● 생각을 바꿔라
일본의 사례가 정답은 아니지만 참고할 부분이 많다. 연맹 관계자는 “도시민구단의 경우 어떤 성적을 올리느냐보다 지역민들에게 체육 서비스를 펼칠 수 있는 매개체 중 하나를 축구단으로 여기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구단 고위층 생각부터 달라져야 한다. 승강제를 시작도 하기 전에 2부 리그 탈락이 실패라고 단정 지을 필요가 없다. 강등 시 팀 해체를 운운할 게 아니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