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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베스트셀러 화장품,피부를 춤추게하다

입력 | 2012-01-06 03:00:00

①부스터(흡수 촉진) ②웰에이징 ③남성 ④20대
여성 3대 백화점 바이어들, 주목할 4가지 키워드로 꼽아




맑고 탄력 있는 피부를 향한 소비자의 열망을 업고 빅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화장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또 비결은 무엇일까.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3대 백화점의 매장에서 최근 1년 새 매출신장률이 가장 높은 브랜드를 뽑아봤다. ‘비오템’ ‘설화수’ ‘SK-II’ ‘키엘’ ‘베네피트’가 타 브랜드보다 유난히 눈에 띈다. 이들이 주목한 키워드는 ‘부스터(다른 제품의 흡수를 도와주는 것)’ ‘웰에이징(곱게 늙기)’ ‘남성’ ‘20대 여성’이다.

틈새 노린 부스터 에센스 ‘대박’

에센스 종류는 끝도 없다. 기본 에센스만 해도 ‘보습 에센스’ ‘화이트닝 에센스’ ‘탄력 에센스’ ‘주름 개선 에센스’ 등 네 가지나 되고 곁가지 에센스는 수없이 많다.

요새 승자는 ‘부스터(booster) 에센스’이다. 부스터 에센스는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도와주는 제품이다. ‘아무리 좋은 영양크림을 바른들 피부가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랴’ 하는 생각에 소비자들의 손길은 부스터 에센스로 향한다.

설화수의 ‘윤조에센스’(60mL·8만 원대)가 대표적인 부스터 에센스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윤조에센스는 지난해 1∼11월 매출이 1000억 원을 돌파했다. 국내 화장품 가운데 브랜드 내 단일상품 매출이 1000억 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키엘 ‘파워풀 스트렝스 라인’의 ‘리두싱 컨센트레이트’(50mL·8만5000원대) 역시 부스터 에센스로 인기 있다. 키엘은 “비타민C가 피부 속으로 침투하면서 따뜻한 열감을 발생시키고 피부 표면의 각질을 벗겨내 다음 단계에 사용하는 기능성 제품의 효과를 높인다고 키엘은 소개했다.

부스터 에센스는 여타 기초 제품의 대체제가 아닌 보완재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소비자가 영양크림과 부스터 에센스 모두에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또 윤조에센스는 ‘에센스는 스킨-로션 다음 단계에 사용한다’는 통념을 깼다. 세안 후 바로 발라 다른 화장품의 효능을 높이는 에센스로 소개되며 화장품 사용 습관을 변화시킨 것.

웰에이징 바람을 타고 온 페이스 오일

2010년 겨울 ‘3초 오일 보습법’ 돌풍이 이어지면서 클렌징 제품으로 인기를 끌던 오일이 얼굴에 바르는 용도로 사용처가 넓어졌다. 파운데이션이나 BB크림과 섞어 ‘물광 메이크업’을 연출하거나, 수분크림에 섞어 두껍게 발라 팩처럼 사용하는 등 오일은 이제 만능 화장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 화장하는 남자, 수분크림서 아이크림까지 찍고 바르고… ▼

‘남성’은 화장품 업계가 주목하는 주요 마켓 키워드다. 남편 혹은 오빠, 남동생이 세안 후 아이크림을 톡톡 펴 바르는 모습에 익숙해져야 할 날도 멀지 않은 듯. SK-II 제공

특히 ‘웰에이징’ 트렌드 속에서 지친 피부에 바르는 ‘보약’으로 인기를 끈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 미용연구팀은 “나이 드는 것을 거부하기보다는 잘 관리하자는 것이 요새 화장품 업계 키워드”라며 “오일은 지친 피부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웰에이징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설화수의 에센스 오일 ‘진본유’(30mL·18만 원대), 키엘의 ‘미드나잇 리버커리 오일’(30mL·6만5000원)은 각 브랜드의 베스트셀러다.

국내 브랜드로는 한방 브랜드에서 내놓은 오일들이 눈길을 끈다. LG생활건강 한방 브랜드 후는 ‘천기단 산양삼 엠플 오일’을, 동인비는 ‘동인비초 오일’을 출시했다.

번들거림, 건조함 모두 해결해 남심 잡고

여성 못지않게 외모를 가꾸는 데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 남성들을 겨냥한 뷰티 아이템도 인기 있다. 남성의 피부는 잦은 회식과 술, 담배 때문에 색깔이 어두워지고 탄력을 잃기 쉽다. 비오템이 남성들의 피부 고민 해법으로 제시한 키워드는 ‘번들거림을 없애면서 수분을 공급한다’는 것이었다.

SK-II MEN의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

비오템의 남성용 화장품 라인 ‘비오템 옴므’ 가운데 가장 잘나가는 제품은 ‘티퓨르 모이스처라이저’(75mL·4만5000원)다. 이 제품은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면서도 과도한 피지 생성은 억제해 번들거림을 잡고 모공이 넓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비오템은 “보통 피부가 번들거린다고 피지 조절에만 신경 쓰다 보면 피부가 건조해져서 피부 표면에 허옇게 각질이 올라오거나 피부결이 거칠어지기 쉽다”며 “남성들의 이런 피부 고민을 포착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SK-II도 지난해 남성 라인인 ‘SK-II MEN’을 출시했다. 전 세계 SK-II 매장 가운데서 한국에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이다. SK-II MEN의 히트 제품은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150mL·16만 원대)다. 질감이 물처럼 묽어 화장품을 써보지 않았던 사람이 쓰기에도 부담이 없고 순한 느낌도 인기 포인트로 꼽힌다. SK-II 측은 이 에센스가 다소 비싼 가격인데도 출시 나흘 만에 한 달 치 예상 물량을 모두 팔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베스트 브랜드로 선정된 랩시리즈도 남성용 제품 구성이 다양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남성도 뷰티업계의 주요 소비자로 당당히 등극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당신도 살 수 있어요” 20대 여심 유혹

20대는 30, 40대와 더불어 백화점을 찾는 새로운 소비주체로 부상했다. 20대 소비자들은 다른 데서 소비를 줄이더라도 꼭 갖고 싶은 물건은 구입하는 성향이 강하다. 화장품 브랜드들은 20대 소비자를 잡기 위해 10만 원 이하의 ‘엔트리급’ 화장품 제품을 출시하고 초보자도 쉽게 화장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을 연달아 제안하고 있다.

SK-II가 주력으로 미는 제품은 여성용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75mL·8만 원)다. SK-II의 제품은 대개 10만 원 이상으로 수입이 적은 20대가 사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SK-II는 이런 심리를 고려해 주력 제품인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의 용량을 줄이고 10만 원 이하로 가격을 낮췄다.

베네피트의 ‘포지틴트’

올해 급성장한 브랜드로 베네피트도 빼놓을 수 없다. 베네피트는 2004년 국내에 선보인 신생 브랜드다. 베네피트는 연예인 모델을 쓰지 않는다. 광고 모델들이 너무 예뻐서 평범한 사람들은 ‘화장을 해도 모델처럼 될 수 없다’는 현실에 실망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브랜드의 ‘얼굴 마담’은 개비, 라나, 베티, 시몬 등으로 불리는 일러스트 모델이다.

‘친근함’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손쉬운 제품’을 내세운 베네피트는

20대 여심을 흔들어놓았다. 특히 잘 팔리는 제품은 입술에 자연스러운 붉은색을 입혀주는 틴트(12.5mL·4만5000원) 제품이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배우 전지현의 입술을 장밋빛으로 물들였던 ‘베네틴트’를 비롯해 핑크색 ‘포지틴트’, 산호색 ‘차차틴트’가 히트를 치고 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