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안정할땐 ETF만한 투자처 없어”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주가지수가 떨어지거나 등락을 반복할 때 ETF 수익률이 다른 상품에 비해 높다고 설명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그는 “불안정하고 등락을 반복하는 시장에서 ETF만 한 투자처는 없다”며 “올해는 시장수익률의 두 배를 추구하는 레버리지ETF, 주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인버스ETF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배 본부장은 한국에 ETF를 들여온 주역이다. 금융당국을 찾아다니며 도입의 필요성을 설득했고 2002년 10월 한국 첫 ETF인 ‘코덱스200 상장지수’를 선보였다. 국내 설정된 ETF는 106개에 이르지만 상품 특성이 비슷한 걸 빼면 실제 30개 남짓이다. 이 가운데 23개를 배 본부장이 만들었다. 국내 ETF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의 시장점유율은 57%에 이른다.
배 본부장은 “매니저를 사지 말고 시간을 사라”고 말했다. 아무리 뛰어난 펀드매니저도 수익률이 나쁠 때가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오를 ‘지수 자체’를 사라는 얘기다. 그는 “시장 초과 수익률은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한 과욕”이라며 “싼 비용으로 꾸준한 수익률을 기대하는 ETF가 개인투자자에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배 본부장은 2012년 국내 ETF시장이 30% 남짓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된 투자처라는 인식이 퍼진 데다 아직 선진국에 비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까닭이다. ETF가 증시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이 약 35%이며 한국은 15% 선이다.
그는 “매달 일정액을 적립식으로 ETF에 투자하면 노후 준비가 저절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 본부장은 “존 보글 뱅가드펀드 설립자가 1945년 프린스턴대 박사논문으로 ETF 투자 이론을 내놓았을 때 실제 이를 따라한 사람들이 은퇴할 때 백만장자가 된 일화가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채권 관련 ETF를 새로 선보일 그는 “주식이든 채권이든 목돈이 필요한 시점까지 최소 5년 이상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를 하라”고 권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