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행위 계속되는 한 살아남을 것”
이 질문에 대해 미국 출판사 사이먼앤드슈스터의 편집부장은 “종이책의 90%는 5년 안에 사라질 것이며, 앞으로 나오는 종이책들은 애호가의 소장품 용도로 아주 비싼 가격에 소수만 존재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과연 그럴까.
2011년 맨부커 상을 받은 작가 줄리언 반스와 ‘외설(Smut)’ ‘평범하지 않은 독자(The Uncommon Reader)’ 등의 히트작을 발표한 작가 앨런 베닛은 종이책에도 미래가 있다고 반박한다. 그들은 종이책과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들이 책들의 생명을 연장시켜 줄 것이라고 믿는다. 작가와 함께하는 도서 낭독회 혹은 사인회 등의 행사에서 작가와 독자는 종이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 교감한다는 것이다.
곧이어 프로그램에서는 종이책에 도전장을 내민 전자책들의 엄청난 진화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광물에 대한 종이책은 광물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에서 끝나지만, 전자책은 광물이 360도로 회전하는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광물의 다양한 면을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책을 읽다가 원하는 문구를 바로 복사하여 기록해 두거나 혹은 이를 e메일로 보내는 등의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쯤 되면 시청자들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종이책이 과연 이러한 다양한 기능을 가진 전자책과 경쟁할 수 있을까. 종이책은 정말로 이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마지막 장’이 될 것인가. 이 프로그램이 내놓은 결론은 “그렇지 않다”이다.
미국 뉴욕의 모던아트 박물관의 사서 레이철 모리슨이 그 증거이다. 그녀의 직업은 책들의 냄새를 맡고, 그 고유의 냄새 하나하나를 기록에 남기는 것이다. 그녀는 종이책이 가지는 독특한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이 실제로도 많다고 단언한다. 이렇듯 프로그램은 아무리 전자책이 출판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하더라도 종이책이 가지는 그 독특함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라 예견한다.
그렇다면 더 원론적인 의미에서 책에 대한 관심은 과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가. 종이책이니 전자책이니 그 비율을 논하기 전에 ‘독서’라는 행위가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지 그것 또한 연구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