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화의 2012시무식이 열린 대전구장은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취재열기로 뜨거웠다. 정민철 투수코치가 박찬호(오른쪽)의 롱토스를 지켜보고 있다. 대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야구는 즐겁게…스마일 & 유머
박찬호의 한국야구 적응법
한국은 소속감 중요시하는 것 알아
선후배가 편한 소통 분위기 이끌 것
“제가 롯데 홍성흔처럼 ‘오버’하지는 못하겠죠. 하지만 팀 분위기를 밝게 이끌기 위해 애쓸 생각입니다.”
● 박찬호 “한국 문화 적응? 문제없어!”
계약 전에는 ‘박찬호’라는 특급 브랜드였지만, 계약 후에는 ‘한화 선수단의 일원’이다. 스스로도 “여러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사실 시무식부터가 낯설다. 지난해 일본 오릭스에 입단하기 전까지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문화다.
단체 식사도 마찬가지다. 박찬호는 “누군가와 친분을 쌓는 데는 함께 식사하는 게 최고다. 한국은 선수들이 늘 다같이 밥을 먹기 때문에 더 끈끈해지는 것 같다”면서 “나도 식사하면서 선수들과 정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훈련 시스템도 달라지게 됐다. 메이저리그는 각자 개인훈련을 하다 2월 15일을 전후로 스프링캠프를 소집한다. 반면 한국은 1월 중순부터 일찌감치 합동 전지훈련을 떠난다. 노장인 박찬호에게는 그간의 패턴을 바꾸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국내 구단들의 스프링캠프나 국가대표팀 훈련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해봤다. 어려움보다는 오히려 체력 훈련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낙관했다. 적극적으로 팀에 녹아들겠다는 의지다.
이미 노력도 시작했다. 박찬호는 3일 열린 선수단 단합대회 때 디저트로 ‘렛츠 고(Let's Go) 이글스’라는 글씨가 장식된 케이크를 돌렸다. 대전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동생에게 부탁해 직접 선물한 것이다. 또 선수들에게 ‘선배님’이라는 호칭 대신 ‘찹(Chop)’이라는 별명을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필라델피아 시절에 지미 롤린스가 나를 ‘찹’이라고 불렀는데 그게 참 재미있었다. 선수들에게도 편하게 불러달라고 했는데, 아직은 어색한지 잘 못하더라”며 웃었다.
박찬호는 올해 팀의 최고참으로서 야구를 ‘즐기는’ 팀 분위기를 강조할 생각이다. 그는 “미국에 가서 ‘야구를 즐기자’는 말을 처음 듣고 생소했던 기억이 난다. 후배들도 야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선후배가 서로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로 이끌어 나가고 싶다”고 했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