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연상 국제부 기자
2주 뒤부터 이란 내 인터넷 카페를 이용하려면 제시해야 하는 것들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5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는 이란이 내부단속을 위해 인터넷 사용을 제재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이미 사상 초유의 ‘국가 인터넷(National internet)’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국가 인터넷이란 일반 기업 내 인터넷망인 ‘인트라넷’처럼 한 국가 내부에서만 소통되도록 만든 인터넷망이다.
하지만 이란의 한 블로거는 “지금은 21세기이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세계 인터넷망(월드와이드웹)에 접속할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정부의 정책을 조롱했다. 이란 정부도 이를 모를 리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란 정부가 이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다급하기 때문이다. 총선을 두 달 앞둔 이란 정부는 2009년 현 대통령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의 당선 의혹을 제기하며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던 ‘녹색혁명’의 악몽이 다시 벌어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 아랍의 봄에서 그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인터넷이라는 존재는 이란 권력자들에게는 두려움 그 자체일 것이다. 이는 역으로 인터넷만 통제하면 모든 근심이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해줄 것이다.
그러나 쫓겨난 독재자들의 비참한 말로는 인터넷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가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줬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유와 세계인의 소통은 흐르는 물과 같다. 댐은 물의 흐름을 일시적으로 막을 수 있지만 반대로 물의 힘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인터넷의 바다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백연상 국제부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