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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누군가는 했는데… 음주운전 ‘발뺌 형제’

입력 | 2012-01-09 03:00:00

사고나자 “형이…” “동생이…”
경찰, 결국 형제 모두 입건




‘형님 먼저, 아우 먼저’를 음주운전에까지 적용하려던 형제가 모두 경찰에 입건됐다.

6일 오후 10시 24분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에서 권모 씨(29) 형제가 음주운전을 하다 지하철 공사장 담장을 들이받았다.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경찰이 측정한 동생(28)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13%로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경찰서에 끌려온 동생은 음주운전을 시인했다가 음주 측정 결과가 나오자 갑자기 “운전대를 잡은 건 형이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경찰은 형의 혈중 알코올농도를 측정했고 형도 0.1%로 면허취소 수치가 나왔다. 그러자 형은 “동생이 거짓말하는 것”이라며 맞섰다. 경찰서에선 형제가 서로 상대방이 운전했다고 발뺌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형제는 뒤늦게 소식을 듣고 온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뭐하는 짓이냐”고 꾸짖자 고개를 숙였지만 누가 운전했느냐에 대해서는 끝내 서로 상대방을 지목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 형제 모두를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한 뒤 귀가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8일 “형제가 서로 운전자로 상대를 지목해 일단 둘 다 입건했다”며 “동생이 운전석에 앉아 있어 실제 운전자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사고 경위는 더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