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성 정신장애, 남성이 여성보다 4배 많아폭력형 알코올성 치매, 노인성 치매보다 심각
○ 소주 3잔이면 운동장애
알코올 혈중농도에 따른 신체 변화를 보면 0.05%(65∼70kg 남자 기준, 소주 3잔 정도)면 사고와 판단이 어려워지고,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운동장애가 나타난다.
미국에서는 법적 중독 상태를 혈중 농도 0.1∼0.15%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건장한 남자가 소주 1병 정도 마신 수준이다.
○ 알코올로 인한 단기기억 손상
뇌 속에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가 있는데, 과음을 하면 이 부분이 손상된다. 소위 필름이 끊긴다는 ‘블랙아웃’ 현상 초기에는 뇌 구조에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장기간 음주를 한 사람이나 알코올 의존자의 뇌를 영상으로 찍어보면 해마 부분이 찌그러져 있다.
이럴 경우 장기 기억 능력은 살아있는 반면 단기 기억능력은 상대적으로 많은 손상을 입는다. 인사불성이 아닌 상태에선 음주 후 기억이 나지 않는 블랙아웃 현상이 나타나도 집은 무사히 찾아갈 수 있다. 단기 기억 능력은 손상됐지만 장기기억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다사랑중앙병원이 알코올의존증으로 입원한 환자 21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조사한 결과 50명이 음주 시 블랙아웃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면 유두체, 시상 등 뇌 기관들이 괴사해 기억장애 증후군에 걸린다”고 말한다.
알코올로 인한 기억장애 증후군으로는 블랙아웃과 같은 알코올성 건망증, 베르니케 증후군, 코르사코프 증후군 등이 있다.
이 같은 기억장애 증후군을 방치하면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알코올성 치매는 장기적인 과음으로 기억을 관장하는 뇌 세포가 파괴돼 지능, 학습, 언어 등의 인지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다. 알코올성 치매는 전체 치매 환자의 10%를 차지한다. 알코올 치매 환자의 뇌를 단층 촬영하면 정상인에 비해 뇌의 부피가 작다. 뇌가 영양실조에 빠지면서 기억상실이 잦아진다.
○ 알코올 의존증 치료
다사랑중앙병원의 김석산 원장은 “알코올성 치매에 걸리면 폭력 성향이 드러나 주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어 노인성 치매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며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치매에 걸리기 전에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문병원은 금주를 돕기 위해 귀의 신경을 자극해 술을 마시고자 하는 갈망을 줄여주거나 신체 기능 회복을 위해 단주침과 단주탕 등을 제공한다.
기억력 상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타민B 등을 처방하기도 한다. 비타민B는 뇌의 학습능력과 기억력을 높이고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며 뇌에서 에너지로 사용되는 포도당 흡수를 도와 뇌의 영양실조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