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3000만명으로 서비스 시작… 8년만에 사업 접어
KT는 10일 “파란을 올레닷컴과 합쳐 모바일 중심의 포털 사이트로 바꾸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KTH는 2004년 당시 포털 한미르 회원 2000만 명과 하이텔 400만 명, KT에서 위탁 운영했던 초고속 인터넷 메가패스 가입자까지 총 3000만 명의 가입자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스포츠 연예 중심으로 특화된 국내 5대 스포츠신문의 기사를 독점 공급받고 당시로는 파격적으로 100MB(메가바이트) 용량의 메일을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경쟁사에 밀리면서 지난해 3분기(7∼9월)말 기준으로 누적 결손금과 당기순손실 규모만 각각 699억8900만 원, 100억2300만 원에 이르렀다. 인터넷 시장 조사업체인 코리안클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네이버(30.8%) 다음(19.8%) 네이트(6.6%)와 차이가 많이 나는 4위이다.
KTH는 이미 모바일 전문 포털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내놓은 ‘푸딩카메라’라는 카메라앱과 ‘푸딩얼굴인식’이라는 독특한 기능의 앱은 모두 텐밀리언셀러 앱이 됐다. 푸딩카메라 앱은 디지털렌즈교환식(DSLR) 카메라와 비슷한 다양한 효과를 스마트폰 카메라에 적용하는 앱이다. 푸딩얼굴인식 앱은 1020만 명의 이용자가 내려받았다. ‘폰카로 찍은 내 얼굴은 연예인 가운데 누구를 닮았을까’라는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 인기의 비결이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네이버의 독점적인 지위가 고착된 지 오래이기 때문에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KTH의 성공에 따라 국내 포털들이 모바일로 변신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