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국채시장에서 한국 국채의 인기가 상당히 높습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의 주요국 국채 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외국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보유자금을 마땅히 투자할 데가 없어 우리 국채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채권시장 관계자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라진 한국 국채의 위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 일본의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유럽 각국이 재정위기의 늪에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재정이 건전하고 성장률이 높은 한국에 국제 투자가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외국인의 한국 국채 보유 비중은 작년 말 현재 17.8%(60조9900억 원)로 3년 전인 2008년 말 7.0%(25조4000억 원)의 2.5배에 이른다. 특히 중국(10조2300억 원), 태국(9조7600억 원), 말레이시아(7조9900억 원) 등 아시아 국가의 투자는 대부분 중앙은행 몫이다.
재정위기와 경기침체, 국가신용도 하락에 허덕이는 다른 나라들에 한국 정부의 걱정은 ‘행복한 고민’으로 비칠 것이다. 경제위기 때마다 외국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ATM(현금입출금기) 경제’라는 말까지 듣던 한국이 밀려드는 외화자금에 부담을 느껴 브레이크를 거는 것 자체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박중현 경제부 차장
박중현 경제부 차장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