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수 의경 사망경위 공방
지난해 여름 경기 동두천에서 불어난 물에 고립된 주민을 구하려다 숨진 조민수 수경(당시 21세)의 순직 경위를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본보 2011년 7월 29일자 A4면 [중부 물폭탄]빗속에 빛난 자원봉사
경기지방경찰청은 조 수경이 당시 발표와 달리 근무지에서 늦게 대피하다 사고사를 당했고 상관들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영웅담’으로 조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진상 조사에 나섰다고 10일 밝혔다. 당시 경찰은 조 수경이 지난해 7월 27일 오후 9시 35분경 동두천시 보산동 신천에서 폭우로 불어난 물에 고립된 강모 씨(58)를 구조하기 위해 접근하다 급류에 휩쓸린 뒤 5시간 만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행정안전부는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그러나 당시 조 수경과 같은 부대에 근무하다 전역한 한 의경은 “임시숙소에 물이 차오르는데 상관이 대피를 못하게 했다. 뒤늦게 몸을 피하는 과정에서 조 수경이 물에 빠져 숨졌다. 지휘관들이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사망 과정을 꾸며냈다. 다른 의경들에게 입단속까지 시켰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씨는 이날 경찰조사에서 “미군부대 담벼락에 올라 철조망을 붙잡고 ‘살려달라’고 외치는데, 물 건너편에서 ‘사람이 가요, 사람이 가요’라는 소리가 들려와 누군가 구조하러 오는 줄 알았다”며 “잠시 뒤 한 젊은이가 떠내려 오기에 한 팔을 뻗었는데 미처 닿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당시 형사가 조 수경의 사망경위를 물어 있는 그대로 진술했다”며 “이후에 기동대원이 와서 ‘부대에서 필요하다’고 같은 걸 질문해 똑같이 대답해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경기경찰청 2부장을 책임자로 전담팀을 꾸려 현장 조사는 물론이고 중대장인 김 경감과 조 수경의 동료 의경 등 20여 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