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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70대 농부 vs 20대 도둑, 결과는?

입력 | 2012-01-11 03:00:00

대낮 농가 격투 ‘농부 KO승’도둑 “항복했는데 계속 맞아”




제주 제주시 연동에 사는 고모 씨(70)는 9일 밭을 갈다 농기계가 고장 나자 수리비를 가져오기 위해 낮 12시 50분경 집에 들렀다. 최근 집에서 귀금속이 없어져 마음이 뒤숭숭하던 차였다. 안방에 들어서는 순간 방안을 뒤지던 도둑 진모 씨(25)가 놀라며 고 씨를 밀쳤다. 고 씨도 순간적으로 달려들었다.

고 씨는 노인이지만 키 173cm, 몸무게 77kg으로 50년 동안 밭에서 일을 하며 노동으로 몸이 다져진 다부진 체격이었다. 팔씨름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힘에는 자신이 있었다. 고 씨는 비슷한 체격의 진 씨를 붙잡은 손을 놓지 않고 주먹다짐을 하며 격투를 벌였다. 고 씨는 머리가 3cm가량 찢겨 피를 흘리면서도 진 씨를 제압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고 씨는 “뒤에서 목을 눌러 ‘항복’이라는 말을 듣고 나서야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진 씨는 “붙잡힌 상태에서 더 많이 얻어맞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진 씨 호주머니에서는 고 씨 집에서 훔친 것으로 추정되는 현금 3만6000원이 나왔다. 경찰은 고 씨 집에서 금 40돈(150g)이 없어지는 등 최근 4차례나 물건이 없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진 씨를 상대로 여죄를 캐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강도상해 등의 혐의로 10일 진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