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토끼의 뿔과 거북의 털을 구하러 다녔소
송월주 스님(왼쪽에서 두 번째)이 2010년 케냐 인키니 마을 농장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옥수수 씨앗을 심고 있다. 지구촌공생회 제공
이 학교는 초중고교가 함께 있다. 10km 이내에는 다른 학교가 없다. 국제개발구호 비정부기구(NGO)인 지구촌공생회가 2010년 첫 인연을 맺은 뒤 나무를 얼기설기 엮어 만든 교실을 개축해 이번에 준공했다. 4박 5일의 현지 체류 중 공생청소년센터와 차량을 이용한 이동도서관과 관련한 행사에도 참석한다.
공생회는 현재 라오스에 초등학교 5곳을 비롯한 8곳의 교육 시설을 설립했다. 식수 오염이 심한 캄보디아에서는 ‘생명의 우물’ 프로젝트가 중심인 반면 라오스는 교육 분야다. 라오스의 초등학교 진학률은 61.5%, 중학교는 35% 수준이다. 과거 우리나라가 6·25전쟁 뒤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원동력의 하나가 교육이었던 것처럼 이 학교들이 라오스를 부강하게 만드는 희망의 씨앗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식수 지원은 캄보디아 몽골 등 4개국에 총 1658곳의 우물을 만들었다. 교육 분야는 총 7개국에 28개의 교육시설(유치원 5, 초등학교 16, 중학교 2, 청소년센터 3, 명상센터·이동도서관 각 1곳)을 세웠다. 지역개발은 캄보디아 도로 건설을 비롯해 몽골과 케냐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식수는 8만4000여 명, 교육시설은 7600여 명이 혜택을 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공생회의 활동은 지역 특성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캄보디아는 우물 한 곳을 만드는 비용이 70만 원이지만, 몽골이나 케냐는 지하 깊은 곳에서 물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1300만 원이 들어간다.
몽골은 2007년부터 우물 13곳을 만들었고 2008년에는 145공생유치원을 개원했다. 이 유치원은 수도 울란바토르 도심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항올 구(區) 145번지에 1억5000여만 원을 들여 지상 2층에 5개의 교실로 조성됐다. 공생회 지부에는 현지 주민을 위한 농업교육 실습장도 있다. 현지인들에게 농업 이론과 실기를 교육하고, 농기구 대여와 씨앗 보급도 하고 있다. 몽골인들은 전통적으로 유목생활을 했지만 사회가 변화해 같은 방식으로 살기 어렵다. 선진 농사기술을 익혀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케냐는 공생회의 활동이 아시아권을 넘어 아프리카로 확대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불교계 국제국호단체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에 진출해 우물 13곳을 만들었고, ‘엔요뇨르 영화 초등학교’와 농장 1곳을 세웠다. 사냥과 목축으로 잘 알려진 마사이족이 거주하는 엔요뇨르 지역은 계속되는 가뭄으로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일부 지역은 물을 구하기 위해 15km를 걸어올 정도로 물 사정이 나쁘다. 인키니 마을에 있는 농장은 그 의미가 크다. 단순 구호 사업 차원이 아니다. 현지인들이 농장 사업의 진행과 관리를 하면서 자립할 수 있도록 했다.
정리=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52>회에서 송월주 스님은 ‘깨달음의 사회화’를 주제로 얘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