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회장-강만수 산은회장 정반대 ‘인사관’ 화제
“깜짝 인사는 무능한 경영자의 전유물입니다.”(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연말 연초 인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KB 지주의 어 회장과 산은 지주의 강 회장이 서로 대비되는 인사관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반면 강 회장은 이달 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나 산업은행이 외환위기와 같은 비상상황을 맞은 것도 아닌데 깜짝 인사를 할 이유가 없다”며 “파격 인사는 무능한 경영자의 전유물”이라고 밝혔다. 이날 ‘일부 은행에서 파격 인사가 있었는데 조만간 산은 인사를 할 때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어 그는 “많은 경영학자나 경영 관련 서적들도 예측 가능한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인재는 차근차근 키워가야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산은금융은 현재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가 공석이며 곧 임기가 끝나는 부행장도 몇 명 있다. 역시 공석인 KDB생명 사장 등 계열사 인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계에서는 비슷한 행보를 보여 온 어 회장과 강 회장이 정반대의 인사관을 피력했다는 점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어 회장과 강 회장은 지난해 10월 청와대에서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논의할 때 “한국은행의 보유 외환을 저리로 국내 은행에 빌려주면 은행의 외환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한은의 외환보유액 활용 방안에 대해 같은 의견을 표명했다.
스포츠 경영을 즐기고 국내 시장에서 생소한 신개념 서비스를 내놓았다는 점도 비슷하다. 어 회장은 지난해 양용은 선수와, 강 회장은 박세리 선수와 각각 스폰서십 계약을 했다. 두 선수 모두 한때 국민적 스포츠 영웅으로 떠올랐다가 이후 주춤하면서 후원 기업을 찾지 못하던 상태였다. 수신 기반 확대를 위해 어 회장은 대학생들을 겨냥한 전용점포인 ‘락스타존’을 41곳 개설했다. 강 회장도 은행 직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 통장을 개설하는 ‘다이렉트 뱅킹’을 선보였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