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정수론의 세계적 권위자 존 코츠 포스텍 석학교수는 “정수론에서 중국의 부상이 놀랍다”고 말했다. 일본은 수학의 노벨상이라는 필즈상 수상자가 3명이나 되는 ‘수학 강국’이지만 중국이 일본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우주개발에 나선 중국의 저력이 탄탄한 기초학문에서 나오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09년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5세 학생들의 수학 실력은 세계 1, 2위다. 그런데도 우리에게는 왜 필즈상 수상자가 없을까.
▷암기와 문제풀이 위주로 짜인 입시수학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수학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해야 하는 학문일 뿐, 진정으로 수학을 즐기고 이해하는 사람이 드문 까닭이다. 수학 대중화를 위해 노력한 김용운 전 한양대 교수는 최근 저서에서 “로고스(수학정신)의 결여가 우리나라의 일류국가로의 진입을 막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화보다 폭력을, 토론보다 촛불시위를 앞세우는 사회풍토는 우리 수학 수준이 낮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