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키 시즌 패션 트렌드
요즘 국내 스키장은 글로벌 패션쇼장을 방불케 한다. 제대로 챙겨 입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움츠러들지도 모른다. ‘오클리’가 이번 시즌을 겨냥해 선보인 스노웨어. 현대백화점 제공
하지만 디자인이 전부는 아니다. 스노웨어가 활동성과 보온기능을 갖추지 않으면, 모처럼 만에 스키장을 찾은 즐거움을 망칠 수도 있다. 올겨울 스키 시즌을 위해 전문 메이커들이 야심작으로 내놓은 제품들을 만나보자.
‘데상트’가 스위스 국가 대표 스키 선수들에게 후원한 선수복을 구현한 ‘스위스팀 레플리카’. 롯데백화점 제공
미국 스노보드 선수인 그레첸 블레일러와 함께 만든 ‘그레첸 블레일러 컬렉션’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트렌드인 털 후드가 포인트로 달려있는 ‘인설레이티드 재킷’과 루스한 착용감의 ‘페이버릿 셸 팬츠’ 등은 오클리의 대표적인 상품이다.
프랑스 브랜드 카스텔바자크도 프랑스 스포츠 용품 회사인 로시뇰과 손잡고 스키와 보드웨어를 선보이고 있다. 레이디 가가 등 해외 스타들이 입고 나와 유명해진 카스텔바자크는 틀에 구애받지 않는 파격적인 디자인과 화려한 색채감을 스키와 보드웨어 라인에도 적용했다.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입고된 카스텔바자크의 스키와 보드웨어 라인은 100만 원이 넘는 가격에도 현재 60% 이상이 팔렸고 다음 달 초에는 모두 팔릴 것으로 예상된 정도로 인기다.
선수들이 입는 옷을 그대로 재현한 상품도 인기다. 데상트는 스위스 국가대표 스키 선수들에게 후원한 선수복을 구현한 스키 재킷 ‘스위스팀 레플리카’를 이번 겨울 선보였다. 이 제품은 스스로 열을 내는 소재인 ‘히트 나비’를 안감으로 사용해 보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항균 기능도 갖춰 쾌적한 착용감을 준다.
남동현 롯데백화점 아동스포츠 상품기획자(MD)는 “본격적인 겨울스포츠 시즌이 시작되면서 라이더들을 위해 디자인은 물론이고 기능성까지 갖춘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며 “특히 이번 겨울에는 밝은 컬러의 슬림한 상의에 활동하기 좋은 루스핏 팬츠를 매치해 코디하는 것이 인기”라고 말했다.
스키&보드복과 일상복의 경계를 허물다
튀는 색상으로 테 부분을 화려하게 꾸민 ‘오클리’의 고글. 롯데백화점 제공
색상은 블루와 그레이가 대세다. 지난겨울에는 다채로운 색상으로 화려함을 추구하는 스키복과 보드복이 인기를 끌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세련되면서도 도시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는 블루와 그레이 색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야생 동물에서 영감을 얻은 프린트도 이번 시즌 스키복 및 보드복의 특징이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색상과 패턴을 바꾸는 위장 기능이나 갑각류의 껍데기 등에서 모티브를 얻은 애니멀 프린트 등이 많이 나오고 있다.
대담한 디자인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카스텔바자크’의 스키웨어. 갤러리아백화점 제공
스키웨어 전문 브랜드 ‘폴제니스’는 빨간색 파란색 등 강한 원색으로 시선을 끄는 스키웨어 및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제공
매번 스키복을 장만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화려한 액세서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오클리는 스키와 보드 고글의 테 부분에 형광 노랑이나 분홍색 등으로 포인트를 준 고글을 선보였고, 휠라는 렌즈 면에 은색으로 반사 처리를 해서 강렬한 인상을 주는 고글을 팔고 있다.
여기에 폴제니스나 노스폴 등 스키웨어 전문 브랜드에서는 빨간색이나 파란색 등 원색 장갑과 모자를 선보이고 있는데, 강한 원색일수록 베이지색이나 흰색, 또는 비슷한 계열의 스키복과 함께 입으면 잘 어울린다.
스키나 보드를 탈 때 액세서리는 멋진 스타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착용하기 편한 것이 좋다. 보온성이 좋아야 하는 것도 두말할 필요가 없다.
컬럼비아의 ‘부가글러브 맥스 일렉트릭’은 완벽한 방수 기술인 ‘아웃드라이’를 적용하고 염소가죽 소재를 겉감으로 사용한 기능성 글러브이다. 특히 버튼으로 3단계의 전기가열을 할 수 있도록 한 ‘옴니히트 일렉트릭’ 기술을 적용해 추운 날씨에 활용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황현준 현대백화점 스포츠 바이어는 “골반과 무릎, 팔목 보호대와 장갑, 워머, 고글 등을 꼭 착용하는 것이 좋은데 요즘에는 헬멧을 착용하는 보더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 안전장비들은 패셔너블한 액세서리 역할도 하기 때문에 너무 트렌디한 스타일이 부담스럽다면 이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