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디스카운트? 지금이 中기업 투자 기회”
왕영재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사본시장부(ECM) 부장은 “모두 중국 기업을 꺼리는 지금이 한국의 삼성전자 같은 중국기업을 발굴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제공
지난해 3월 중국고섬의 거래 정지 이후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불거지며 해외 기업의 한국거래소 상장이 전면 중단됐다. 여기에 세계 경기가 위축되면서 중국 시장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상태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런 악조건에서도 중국 기업 기업공개(IPO)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왕영재 신한금융투자 해외 주식자본시장(ECM) 부장은 “지금이 오히려 중국 기업에 투자할 기회”라고 잘라 말했다.
왕 부장은 중국 산둥 성 출신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화교로 1992년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한때 중국을 오가며 무역업을 한 경력으로 업계에서 ‘중국통’으로 알려져 있다. 무역업을 하면서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 발전상을 현지에서 겪은 노하우가 업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왕 부장은 “해외 ECM부 직원들 중에는 중국 변호사와 회계사도 있어 현지 사정에 매우 밝다”며 “이 때문에 외국계 증권사도 어려워하는 중국기업 실사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IPO 업무는 더 힘들어졌지만 투자자들에게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심사가 까다로워진 만큼 상장된 기업은 믿을 수 있고 현재 중국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아 성장에 따른 이익은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을 준비하는 중국 기업들은 매출이나 당기순이익이 매년 30%씩 성장하는 기업들이라고 소개했다.
왕 부장은 당분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8%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특히 내수업종 기업이 높은 성장률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재정위기로 중국의 수출 주도 업체가 타격을 입더라도 패션, 건자재 같은 내수업종은 성장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중국 정부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양극화가 심해지자 ‘분배’를 키워드로 삼았다”며 “최저 임금을 올리는 것을 비롯해 못사는 사람을 잘살게 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이는 결국 소비 진작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으로 유입된 자금이 충분하기 때문에 내수산업 성장만으로도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같은 내수산업이라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도 인건비가 높아져 의류나 신발 같은 제조업은 베트남과 라오스 같은 나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그는 “내수산업 중에도 제지나 건물 자재 같은, 어느 정도 기술력이 필요한 업종의 전망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잘못된 기업 하나로 중국 기업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 된다”라며 “중국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