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
성공의 이면에 그림자도 드리워졌다. 무엇보다 불균형 성장에 따른 격차 확대를 들 수 있다. 수출 부문과 내수 부문 간 격차, 지역 간 격차, 소득 격차 등 부문 간, 계층 간 양극화가 빠르게 확대됐다. 특정 부문이 먼저 성장하면 그 과실이 경제 전체로 파급된다는 낙수효과는 기대에 못 미쳐 빛이 바랬다. 계층 간 소득격차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나타나는 세계적 현상이다. 그러나 사회통합이나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에 부담이 될 정도로 경제 전반의 격차가 확대된 것이 사실이다.
경제 발전과정에서 나타난 사회 갈등요소를 완화하는 노력이 동반돼야 하겠지만 ‘5개년 계획’의 기본정신이라 할 수 있는 성장 어젠다는 환경 변화에 따라 다소간 변모되더라도 계속 추구해야 할 것이다. 먼저 성장 방법을 바꿔야 한다. 과거의 선발자 따라잡기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가치나 새로운 가치 창출 방법을 만들어 풍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자본을 늘리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의 양적 증가가 과거처럼 수월하지 않다. 상호간의 신뢰를 핵심요소로 하는 사회적 자본은 거래비용을 낮추는 등 경제 전반의 고비용구조를 완화하고 갈등을 낮춰 성장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아울러 사회갈등 완화와 국민의 행복 증진을 위해 복지 확충 등을 통한 사회안전망 강화도 중요하다. 늘어난 복지가 사회 구성원들에게 ‘안주할 수 있는 여건’으로서만이 아니라 ‘실패할 수 있는 기회’로도 연결돼야 할 것이다. 이때 복지는 비용이라기보다는 투자이며 소비적이기보다는 생산적이다. 경제적 효율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개방과 경쟁은 이어나가야 한다. 물론 앞으로의 경쟁은 죽기 아니면 살기 식의 머리 받기가 아니라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고 패자 부활이 가능한 ‘따뜻한 경쟁’이어야 할 것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