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에 있어 하이닉수 인수는 그룹의 사업체질을 글로벌화하기 위한 밑거름이다. SK그룹이 1980년 대한석유공사 인수와 19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라는 두 번의 점프를 통해 성장 축을 확보한 것처럼 이번에도 하이닉스 인수를 또 다른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그룹은 국내에서 경쟁사의 추격, 해외에서는 신흥 경쟁국 부상으로 안팎의 도전을 맞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 중심의 성장전략 등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이닉스의 글로벌 비즈니스 노하우와 세계 15개국 이상에 펼쳐진 하이닉스의 해외 사업망은 향후 SK가 정보통신기술 융합 트렌드를 기반으로 글로벌 위상을 재정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SK그룹은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내수(內需) 기반에서 명실상부한 수출지향형 그룹으로 탈바꿈할 방침이다. 올해 하이닉스가 SK그룹으로 공식적으로 편입되면 SK그룹 내 제조업의 수출 비중은 70%에 육박하게 된다.
SK그룹은 올해를 글로벌 성장의 원년으로 삼기 위해 대규모 투자도 단행키로 했다. SK그룹은 최근 사상 최대 규모인 19조1000억 원을 투자키로 하는 2012년 경영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이 같은 규모는 지난해 총 투자액인 9조 원대 보다 무려 10조 원이 늘어난 것이다. 시설에 10조 원, 연구개발(R&D)에 1조8000억 원, 자원개발에 2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하이닉스 인수 비용인 3조4000억 원을 제외하고도 16조 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투자하는 셈이다. SK는 올해 채용인원도 지난해(5000명)보다 40% 늘려 7000명을 새로 뽑기로 했다.
그는 이어 “하이닉스 인수가 마무리되면 올해는 SK그룹 글로벌 성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그룹 전 구성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자신감을 갖고 글로벌 성장을 촉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