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충북]“흑룡의 기운 받아 국민 모두 행복한 한 해 되길”

입력 | 2012-01-16 03:00:00

정크아티스트 오대호 씨 폐타이어 등으로 흑룡 제작
3월 속리산 입구에 전시




자동차 폐타이어 500여 개와 가스통, 폐철 등 폐기물을 재활용해 대형 흑룡을 만든 정크아티스트 오대호 씨가 흑룡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음성군 제공

“흑룡의 기운을 듬뿍 받아 우리 국민 모두가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충북 음성에서 활동 중인 정크아티스트 오대호 씨(58)가 임진년 용의 해를 맞아 대형 흑룡 조형작품을 만들었다. 정크아트는 생활 주변의 폐품을 소재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분야다.

오 씨가 만든 흑룡에는 폐타이어 500여 개와 오토바이 부품, 가스통, 폐철 등이 사용됐다. 높이 2.5m, 길이 12m에 무게는 500kg이나 되는 대형 작품이다. 흑룡의 머리는 하늘을 향해 있고 몸통은 똬리를 튼 채 오른발로 지구를 형상화한 여의주를 움켜쥐고 있는 형상이다. 금방이라도 하늘로 비상할 것 같은 흑룡 작품은 기획과 제작에만 1년이 걸렸다. 오 씨는 “용의 해를 앞두고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기로 하고 지난해 이맘때부터 작품 구상에 들어갔다”며 “폐차장을 다니며 못 쓰는 타이어를 수집해 본격 제작에 나선 지 6개월여 만에 완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흑룡 외에도 스테인리스와 폐철 등을 이용한 다양한 표정의 용 6마리도 함께 만들었다.

흑룡 작품은 3월 1일 보은군 속리산 입구에 문을 여는 ‘펀(fun) 파크’에 오 씨의 다른 작품 1500여 점과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국비 등 180억여 원을 들여 4만9500m²(약 1만5000평)의 터에 건물 규모 3300m²(약 1000평)로 지어지는 이 공원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정크아트 전문 공원이라고 오 씨는 설명했다.

오 씨가 정크아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5년 동안 운영하던 재활용 공장이 부도가 난 2000년 초. 사업 실패로 실의에 빠져 있던 그는 우연히 잡지를 보다 정크아트를 알게 됐다. ‘쓰레기 속에서 예술을 창조’하는 정크아트에 매료된 오 씨는 관련 책과 외국 작품들을 보며 하나둘씩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조형예술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관동대 조소과에 편입했다. 지역 향토축제에 작품을 선보이며 자신을 알리기 시작해 대전 사이언스페스티벌과 국제로봇 자동화전에 초대작가로 활동하면서 국내 정크아트 분야 선구자로 우뚝 섰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