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문가인 이 전 장관이 주한미군 재배치와 전략적 유연성 등 전반적인 한미동맹 재조정, 북한 핵위기의 격화, 동북아시아 안보지형의 지각변동에 제대로 대처할 역량을 갖췄느냐에 대한 회의론은 꾸준히 제기됐다. 이 때문인지 이 전 장관이 가장 듣기 싫어했던 말이 ‘아마추어’였다. 이 전 장관은 2006년 통일부 장관으로 영전했지만 오히려 권력의 핵심부에서 멀어졌다. 힘의 공백은 박선원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이 메웠다. 노무현 정부 때 열린 북핵 6자회담에는 박 비서관이 대표로 참석했다.
▷이명박(MB) 정부의 김태효 대통령대외전략비서관(45)도 실세 소리를 듣는다. 김병국-김성환-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이 자리를 바꾸는 동안 김 비서관은 이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라인에서 한자리를 지켰다. 2010년 10월 외교통상부 장관 지명자인 김성환 수석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때는 김 지명자가 아니라 참고인으로 채택된 김 비서관에게 한국 외교안보 정책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그에 대해 “대통령의 뜻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MB의 외교안보 전략을 거침없이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평도 따른다.
하태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