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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위조수표범 “설은 대목”

입력 | 2012-01-17 03:00:00

컬러복합기로 10만원권 위조… 재래시장서 사용하다 덜미




11일 오후 설맞이 제수용품을 준비하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서울 중구 중부시장. 대추 가게에 들어간 노모 씨(61)는 대추 1만5000원어치를 사고 10만 원짜리 수표를 내놓았다. 다른 손님과 한창 흥정을 하느라 바쁜 상인 A 씨(55·여)는 수표를 받아 곧장 앞주머니에 넣고 8만5000원을 거슬러 줬다. 가게가 조금 한가해진 시간, A 씨는 수표를 꺼내 살펴보다 가짜 수표란 사실을 알았다. 받은 수표는 인쇄 상태가 진짜 수표와 달리 조악한 데다 도장도 찍혀 있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한 A 씨는 다른 제수용품 가게에서 물건을 고르던 노 씨를 현장에서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노 씨는 자신의 집에서 컬러복합기로 10만 원권 수표 30장과 5만 원권 지폐 150장을 위조해 이 중 80만 원을 쓰고 거스름돈 63만9000원을 남겼다. 노 씨는 중부시장과 서대문구 홍제동 시장 가게 7곳에서 조악한 위조수표를 냈지만 설 대목을 맞아 바쁜 상인들은 눈치채지 못했다. 공문서 위조 및 여권법 위반 등 전과 14범인 어설픈 ‘위조의 달인’ 노 씨는 사채 빚도 갚고 제수용품도 마련할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 중부경찰서는 노 씨를 통화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설 대목을 맞아 바쁜 상인을 노린 범행이 늘어날 위험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