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유수입 감축 협의차 16일 오후 한달만에 재방한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이란·북한제재조정관(앞줄 왼쪽) 일행이 1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아인혼 조정관은 17일 외교통상부 등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한국의 이란 제재 동참 문제를 논의한다. 인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아인혼 조정관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 입국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란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유용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하려고 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이뤄진 방한이 요구의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듯 “그동안 논의가 필요한 다른 이슈가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아인혼 조정관은 미국이 원하는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삭감 규모를 묻자 “내일 외교통상부에서 논의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그러면서도 “한미가 함께 직면한 도전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한국의 동참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미국 측에 협력 의사를 밝히되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해 국방수권법의 적용 예외를 인정받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국방수권법의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이란산 원유의 수입을 ‘비중 있는(significant) 규모’로 줄여야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행정부도 ‘비중 있는’ 감축 규모가 정확히 얼마를 뜻하는지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미국 대표단이 이번 면담에서 이란산 원유의 수입을 언제까지 얼마나 줄이라는 식의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가 제재에 동참한다는 최대한의 성의 표시를 하면서도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라며 “주변국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시간을 두고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