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공격은 쇼, 수비는 우승’이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정규시즌 득점 1위를 차지한 팀이 정상에 오른 것은 조니 맥도웰이 위력을 떨친 1998년 현대(96.6점)와 지난해 KCC(82.5점)밖에 없다. LG는 2001년부터 3년 연속, 오리온스는 2004년부터 4년 연속 득점 1위를 차지했지만 우승반지와는 인연이 없었다. 플레이오프 같은 단기전에서는 특히 공격력보다는 탄탄한 수비와 실책을 줄여야 승산이 높아진다.
올 시즌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약속된 세트 오펜스로 공격 성공률을 높이고 역습 우려가 있는 섣부른 속공을 자제하는 한편 확실히 앞서 나가면 철저한 지공으로 굳히기에 나서는 전술 등이 저득점을 부추기고 있다.
국내 리그에 수비 농구의 유행을 일으킨 모비스 유재학, 동부 강동희 감독은 “수비 전술은 세밀하게 발전을 거듭했다. 팀워크 위주이므로 개인 능력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공격은 다르다. 혼자 해결하는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 별로 없다. 뛰어난 슈터도 줄었다”고 지적했다.
강 감독은 “부정수비가 없었고 공격제한시간이 30초로 길었던 농구대잔치 시절에도 100점 이상이 자주 나왔다. 어렸을 때부터 절박한 심정으로 개인기를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역 시절 아시아 최고의 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이충희 KBS 해설위원은 “선수 때 하루에 1000개의 슈팅을 성공하고 나서야 훈련을 멈췄다”고 회고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