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박희태 측근 조정만 자주 마주쳤다” 진술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전달 혐의를 받고 있는 안병용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이 16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수감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서울중앙지법 이숙연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오후 10시 반경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안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돈봉투 사건 수사로 구속 수감된 피의자는 안 위원장이 처음이다.
안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는 돈봉투 배포를 계획하고 지시한 핵심 인사가 누구인지를 밝히기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우선 전국 245개 당협을 대상으로 안 위원장처럼 돈봉투를 돌린 또 다른 당직자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안 위원장이 구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리라고 한 대상은 서울지역 48개 당협 가운데 30개 당협 사무국장들이었다.
이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들어서면서 안 위원장은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과의 공모 의혹과 관련해 “나는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은 지난주 검찰 조사에서 “2008년 7·3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국회의장의 비서였던 조 수석비서관을 잘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위원장은 지난주 2차례의 대질 조사를 포함한 4차례의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으며 “전당대회 당시 박 의장 캠프를 드나들며 조 수석비서관과 자주 마주쳤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박 의장 캠프에서 안 위원장은 원외 조직 관리 등을 맡았으며 조 수석비서관은 박 후보의 일정과 재무를 총괄했다.
검찰은 안 위원장의 진술 등을 근거로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안 위원장의 ‘윗선’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 수석비서관을 소환해 “안 위원장이 구의원들에게 건넨 2000만 원을 마련하고 돈 배포를 지시했다”는 의혹 등의 사실관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