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산성본부, 국내 기업-대학-공공기관 274곳 조사
영진전문대는 하이닉스반도체 공장 방문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기업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2011년 국가고객만족지수 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아파트의 집 진드기를 제거해주는 ‘건강드림 서비스’를 실시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생산성본부 제공
한국생산성본부는 국내 274개 기업과 대학, 공공기관(산업별 중복 포함)에 대한 2011년 국가고객만족지수(NCSI)를 조사해 산업별, 경제부문별로 분석한 결과 이런 추세가 뚜렷이 드러났다고 17일 밝혔다.
진홍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경기침체가 길어질수록 고객 만족을 위한 투자를 더욱 늘려나간 기업의 제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 전문대 소비자 만족도 높아져
개별 산업 분야에서는 아파트 건설이 100점 만점에 77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10년에 비해 만족도가 크게 개선된 대표적인 분야는 지하철 서비스로, 67점에서 74점으로 7점이 올랐다. 각종 정보안내 장치와 무인 충전 및 발매기를 늘려 이용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74개 기업 및 기관의 개별 평가에서는 영진전문대(88점)가 1위에 오르는 등 10위권에 전문대가 5곳이나 포함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영진전문대는 기업들의 요구에 맞춰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지난해 취업 대상자 3393명 중 891명(26%)이 대기업에 입사했다. 영남이공대, 삼성물산, 대림산업, 대구도시철도공사의 순이었다.
한국생산성본부 측은 “많은 산업 분야와 개별 기업 및 대학들의 고객만족도가 향상된 것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과 동일 산업 내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 팔도, 라면 부문 공동 1위로
NCSI 조사결과 두드러진 특징은 고객만족도 점수가 상향 평준화됐다는 점이다. 2010년에는 공동 1위가 7개 산업 분야에서 나타났으나 지난해에는 11개 산업 분야로 늘어나면서 산업 내 경쟁으로 제품 및 서비스의 평준화 추세가 뚜렷해졌다.
이 밖에도 라면 부문에서는 ‘꼬꼬면’을 출시하면서 ‘하얀 국물 라면’이라는 새 시장을 개척한 팔도가 전통적 강자인 농심과 함께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한편 한국생산성본부는 한국의 NCSI와 같은 기준으로 집계되는 미국의 소비자만족지수(ACSI)를 분석한 결과 미국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10∼12월) 2.0%로 침체에서 다소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ACSI는 75.7점으로 2010년과 똑같아 소비심리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 소비자 7만3055명 만족도-유지율 등 조사 ▼
국가고객만족지수(NCSI)는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기대 수준 △인지 품질 △인지 가치 △종합 만족 △고객 불평률 △고객 충성도 △고객 유지율 등을 기준으로 측정한다.
NCSI는 체계적인 방법론에 기초해 분석하기 때문에 해당 기업과 경쟁 기업 간 차이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에서 해당 기업의 고객만족(CS) 수준을 파악할 수 있어 개별 기업의 마케팅전략 수립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CSI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생산 및 판매활동을 하는 외국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측정 대상에 포함해 국내외 기업 제품의 품질을 비교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또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에서 제공하는 동일 서비스의 만족도도 비교해 평가할 수 있다.
NCSI는 1998년 176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대상으로 4만795명에게 조사했지만 이번에는 61개 산업, 274개 기업(대학)의 직접소비자 7만3055명을 대상으로 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 국가고객만족지수(NCSI·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 ::
국내 또는 해외에서 생산돼 국내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평가한 만족의 정도를 측정해 계량화한 지표. 최소 측정단위는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또는 제품군이며, 측정 결과는 기업별 산업별 경제부문별 국가 단위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