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銀 지방대 출신 신입… 하남 연수장 생활 엿보니
지방대 출신으로 산업은행에 입행한 윤민준, 김동호, 서예원, 한윤정 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가 11일 산은아카데미에서 연수 도중 만나 파이팅을 외쳤다. 서 씨와 한 씨는 손가락으로 산업은행 로고를 만들어 보였다. 하남=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은행도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 수익 추구와 사회 공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6일 경기 하남시 망월동 산은아카데미의 신입행원 연수장. 이달 2일 산업은행에 입행한 신입행원 100명이 조를 나눠 토론을 시작했다. 스티브 포브스의 ‘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구할 것인가’를 읽고 각자의 생각을 밝히는 자리였다.
○ 혹시 하는 두려움이 자신감으로
신입행원들은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오전 9시부터 수업을 받는다. 오리엔테이션 위주였던 1주차와는 달리 2주차는 여신심사 등 업무 관련 강의가 매일 오후 9시까지 진행된다. 지방대 출신들은 “지금까지 살면서 공부를 제일 열심히 해보는 것 같다”며 “대학 때 책에서 배운 내용을 실무적으로 익히니 머릿속에 흡수되는 속도가 훨씬 빠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어릴 때 시신경을 다쳐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윤민준 씨(25) 역시 “적응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청주대를 졸업한 윤 씨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에 당당히 합격했다.
강의가 끝난 뒤에는 자율학습 시간이 이어진다. 다소 빡빡한 일정이지만 지방대 출신들은 오히려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 서 씨는 “역량이 부족할까 봐 두려웠던 것도 사실”이라며 “지금은 부족한 부분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연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기들이 잠든 뒤에도 오전 1시 반까지 공부를 계속한다.
○ 학연-지연 허무는 “우리는 동기”
명문대 출신이 많은 산업은행이 지방대 출신을 대거 뽑자 ‘인화(人和)’가 어려울 것이라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많았다. 산업은행은 신입행원들에게 입행 전부터 팀 프로젝트를 시켜 출신 대학에 상관없이 동기들끼리 두루 친해지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연수원에서도 프로젝트나 발표를 준비하는 조를 매주 바꿔 100명 전원이 가까워지도록 했다. 신입행원자치회도 한 지상파 방송의 짝짓기 프로그램을 응용해 매주 무작위로 4명씩 짝을 지어 하루 일정을 함께하도록 하고 있다.
하남=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최정호 인턴기자 서울대 심리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