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뿐인 구명조끼 아내 준 뒤 바다로 풍덩… 시신으로 발견
프랑시스 세르벨 씨(오른쪽)와 아내 니콜 세르벨 씨. 라데페세 홈페이지
영화 ‘타이타닉’의 순애보가 13일 이탈리아 연안에서 좌초된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에서 재연됐다.
아내 니콜 세르벨 씨(61)의 환갑을 기념해 유람선 여행길에 올랐던 프랑시스 세르벨 씨(71)는 13일 유람선이 좌초한 뒤 계속 기울어지자 “여보, 어서 바다로 뛰어내려요”라고 외쳤다. 그러나 수영을 할 줄 모르는 아내는 바다로 뛰어내리지 못했다. 그러자 프랑시스 씨는 한 개뿐인 구명조끼를 아내에게 입혀준 뒤 먼저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 [채널A 영상]비겁한 선장, 배로 돌아가라는 지시에도 택시 잡아타려…
▼ 일부 승객 구명정 차지하려 노인-소녀 내동댕이 치기도 ▼
노부부가 연출한 아름다운 비극과는 달리 구명보트 탑승 과정에서 일부 남성 승객들은 자신만 먼저 살겠다며 이기적인 행태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샌드라 로저스 씨(62)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인터뷰에서 “몸집이 큰 남성들이 구명보트를 먼저 타려고 나를 바닥에다 내동댕이쳤고 심지어 어린 소녀들까지 밀쳐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브라이언 페이지 씨(63)는 “승무원들은 승객들을 돕기는커녕 배를 떠나기에 바빴다”고 비난했다.
선장 프란체스코 스케티노 씨는 사고 후 배로 복귀해 구조작업을 도우라는 항만 당국의 지시에 불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탈리아 안사통신이 16일 전한 블랙박스 판독 결과에 따르면 항만 관리가 교신으로 “배 안에 승객들이 정확히 몇 명이나 남아있는지 파악해서 우리에게 알려달라”고 하자 선장은 “탈출을 돕고는 있지만 이미 배를 떠났기 때문에 알 수가 없다”라고 무책임하게 답했다. 항만 관리는 “이건 명령이다. 지금 즉시 배로 돌아가라”고 다그쳤으나 선장은 끝내 현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