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용이 돈 건넨 곳도 빼… 임차료 등 축소朴의장 오늘 귀국… “수사 결과 따라 책임질 것”
2008년 7·3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박희태 후보 캠프가 3개의 사무실을 사용하고도 1개만 쓴 것처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축소 신고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캠프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박 후보 측은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의 410호와 411호를 터서 한 달 동안 캠프 사무실로 사용했다. 또 안병용 서울 은평갑 당원협의회위원장(구속)이 당시 구의원들에게 20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장소는 같은 건물 311호다.
주변 부동산에 문의한 결과 2008년 당시 해당 빌딩의 한 달 사무실 임차료는 평당 4만 원 정도였다. 311호, 410호, 411호의 분양평수가 각각 43평이기 때문에 한 달 동안 약 516만 원의 임차료가 든다. 여기에 평당 2만 원의 관리비를 추가하면 사무실 임차료 및 관리비는 모두 774만 원 정도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당시 박 후보 측이 선관위에 신고한 사무실 임차료는 167만 원이다. 411호 1개 사무실의 임차료(관리비 제외)만 신고한 것이다. 수입, 지출액을 짜 맞추기 위해 누락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311호는 박 후보 측에서 존재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고의로 신고 대상에서 제외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선관위에는 신고액과 영수증의 액수만 맞춰 문제없게 공식 보고하고 은밀한 돈은 아예 공식 보고서에서 제외하는 게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이날 안 위원장을 구속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2000만 원을 마련해 준 인사가 누구였는지 ‘윗선’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한편 박희태 국회의장은 10일간의 해외 순방을 마치고 18일 귀국한다. 박 의장은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며 의장직을 즉각 사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