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국내 출간된 이래 칭찬의 효과를 모르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잘한 점을 구체적으로 칭찬하라’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하라’ ‘일이 안 풀릴 때 더 격려하라’ 같은 삶에 보탬이 되는 내용이 많다. 특히 요즘은 처벌 대신 칭찬을 강조하는 교육론이 세를 얻는 추세다. 하지만 냉정한 평가가 필요할 때 칭찬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자인 캐럴 드웩 교수는 “자부심을 주기 위해 하는 칭찬은 역효과를 부른다”고 경고했다. 듣는 사람이 정말 잘난 줄 알게 돼 결과적으로 더 진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는 것이다. 워싱턴 교육감을 지낸 미셸 리는 최근 “미국에선 아이들을 기분 좋게 해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다”며 이 때문에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실력을 키우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어른에게 하는 칭찬을 좋은 말로 덕담, 솔직한 말로는 아부라고 한다. 할 말은 안 하고 칭찬만 늘어놓는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눈과 귀를 가리는 간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