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印 첸나이 공장 현지취재
현대자동차 인도 공장 안에 있는 ‘현대 농장’의 전경. 분수대 3개와 한국식 정자인 ‘현대정(現代亭)’이 들어서 있다. 첸나이=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공장 한편에서는 라인 증설작업이 한창이었다. 3월부터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생산 판매되는 중형세단 ‘쏘나타’ 조립라인이 들어설 자리다.
현대차 인도공장이 생산을 시작한 것은 1997년. 당시 연간 5만 대 남짓을 만들던 이 공장은 지난해 1, 2공장을 합해 총 61만 대를 생산하면서 중국과 더불어 현대차의 해외 핵심 생산거점으로 떠올랐다. 인근 110여 개국으로 차를 수출하는 현대차의 ‘수출 전진기지’이기도 하다.
쏘나타에 이어 올 하반기 엘란트라가 현지 시장에 투입되면 현대차는 사실상 인도 시장에서 ‘풀 라인업’을 구축한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지금까지 강점을 보여 온 경·소형차 판매에 주력하는 한편 현지에서 고급차에 속하는 쏘나타 등을 투입해 양극화된 소비자층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서 고속 성장을 한 배경에는 독특한 ‘현지화 전략’이 있었다. 현대차 뉴델리 판매법인이 운영하는 직영점 ‘현대모터플라자’는 뉴델리의 ‘자동차 거리’인 마투라 로드에 있다. 이곳에는 신차 출고 고객을 위한 ‘제사 장소’가 마련돼 있다. 새 차를 사면 향을 피우고, 바퀴로 코코넛을 으깨야 사고가 없다는 현지인들의 풍습에 맞춘 것이다. 10일 이곳에서 만난 다크시나 머티 씨(40)는 ‘플루이딕 베르나’(국내명 엑센트)를 인도받은 뒤 “새 차를 장만하는 것은 일생일대의 이벤트”라며 “현대차 판매점은 의식을 치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현대모터플라자 영업사원 비카스 구프타 씨는 “현대차는 신차 개발부터 마케팅, 매장 운영까지 철저한 현지화를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9일(현지 시간) 인도 타밀나두 주 첸나이의 현대자동차 1공장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들이 현지 전략차종인 ‘i10’을 조립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공장 관계자는 “현대 농장은 인도 제조업계에서도 큰 화제”라면서 “쾌적한 환경뿐 아니라 공장의 공해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